"그대는 짐이 수양제만 못하다고 보는 듯하오. 그렇다면 짐을 하나라 걸(桀)이나 은나라 주(紂)에 비교하면 어떻소?" 당태종이 장현소에게 물었다. 장현소는 "폐하께서 건원전 공사를 시작하면 그 결과는 '서경' 주서(周書)에서 말한 것처럼 이른바 걸주(桀紂)의 혼란으로 돌아가는 상황이 될 것입니다" 당태종이 탄식하며 말했다. "짐은 그 일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소. 어찌하여 이 지경에 이르게 됐단 말이오"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방현량에게 말했다. "지금 장현소가 상소를 올려 건원전 중수에 관한 의견을 제시했소. 짐은 상소를 보고 비로소 낙양 궁궐을 다시 손보는 것이 옳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소. 훗날 일이 있어 순행할 경우 노숙을 한들 무슨 고통이 있겠소. 지금 즉시 공사와 부역을 중지토록 하시오. 지위가 낮은 사람이 지위가 높은 사람에게 간언(諫言)하는 것은 예로부터 쉬운 일이 아니었소. 그가 충직한 자가 아니라면 어찌 이처럼 할 수 있겠소. 여러 사람들이 '예, 예'하며 무조건 따르는 것은 한 명의 충직한 선비가 직간(直諫)하며 간쟁(諫爭)하는 것에 비할 바가 아니오. 그에게 명주 200필을 내주도록 하시오" 이를 본 위징은 "장공(張公)은 임금의 마음을 돌리는 회천(回天)의 능력이 있다. '춘추좌전'에서 '어진 사람의 말은 천하의 백성과 조정에 큰 이익을 준다'고 한 것은 이를 가리키는 것이다"라며 감탄했다.

나라에 기강이 바로선 치세(治世)가 되려면 권력에 굴하지 않는 장현소와 같은 강직한 신하들이 많아야 한다. 감사원은 4대강 사업에 대해 이명박 정권 당시인 2011년 1월, 1차 감사 결과보고에서 "홍수 방어능력이 뛰어나고, 가뭄극복에 도움이 됐다"는 찬사 일색이었다. 그러나 1년 뒤인 지난 1월17일 감사원 건설환경감사국 2차 감사결과에서는 수질악화가 우려되는 한편 비효율적인 준설계획으로 향후 과도한 유지관리비가 소요된다는 부정적인 결과를 내 놓았다. 정권이 바뀐 지금은 아예 4대강 사업이 대운하 사업의 눈속임이라는 결과를 내놓았다. 그것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감사원의 이 같은 판이한 감사결과 발표에 대해 정권에 따라 '맞춤형 감사'를 편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나라의 최고 사정기관마저 이렇게 권력 앞에 춤을 추어서야 국가 기강이 바로 서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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