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 세대들은 '풋굿' 하면 도대체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을 것이다.

대신 중년을 훌쩍 넘긴 나이 든 사람들에게는 어릴 적 시골 마을에서 온 마을 사람들이 모여 갖던 풋굿 행사를 어렴풋이 기억해 내고 잠시나마 아련한 추억을 떠올려 보기도 할 것이다.

풋굿은 봄부터 여름까지 땡볕에 내려쬐는 논밭에서 열심히 풀 매던 호미를 물에 씻어 걸어 두고 잠시 쉰다는 뜻으로 '호미씻이'라고도 부르며, 각 지방에 따라서는 백중놀이, 풋구, 머슴날 등 여러가지 명칭으로 불리워지기도 한다.

한자로는 초연(草宴)이라고 쓰기도 하는 것으로 미뤄보아 '풋굿'이라는 명칭은 아마 들녘에 지천으로 자라는 풀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여겨진다.

사오십 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 농촌은 거의 모든 마을에서 이 풋굿 행사를 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풋굿 행사는 농한기인 백중절을 전후한 농한기 중 하루를 택해 온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푸짐하게 음식을 마련하고 다양한 전통민속놀이를 저마다 즐기는 아름다운 행사였다.

이 날은 모든 마을사람들이 아무런 농사일도 하지 않고 주민들이 정성껏 마련한 술과 안주, 떡, 삶은 감자 등을 먹고 마시며 팔씨름이나 윷놀이, 풋굿의 어원과도 관련이 있는 꼴(풀)따먹기 등 놀이를 즐기고 넓은 마당에서 농악에 맞춰 춤을 추며 하루를 푸욱 즐긴다.

우리나라 농촌에서 옛 어른들은 이른 봄부터 여름이 올 때까지 밭에 씨를 뿌리고 논에 모를 심고 논매기를 하는 등 하루도 쉴 틈이 없이 고된 농사일을 해야 했다.

그래서 농부들은 힘든 농사일에서 잠시나마 해방되고 마음껏 하루를 즐길 수 있는 풋굿날을 손꼽아 기다리곤 했다.

우리나라에는 예로부터 전해져 오는 많은 민속놀이와 축제가 있지만 풋굿처럼 농부들이 고된 농사일을 잊고 하루를 즐기며 풍년 농사를 기원하는 노동적인 축제는 드물기 때문에 더욱 가치 있고 전통이 담긴 민속축제로 여겨진다.

안동 풋굿축제는 예전에 안동지방을 비롯 전국 곳곳에서 전해 내려오던 풋굿 내용을 연구하고 세밀한 고증을 거쳐 지난 2004년부터 복원하여 시행해온지 올해 10번째를 맞는다.

이제는 전국 어느곳에서도 풋굿이 거의 사라지고 없기 때문에 안동 풋굿 축제야말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오래된 축제로 알려져 있다.

올해는 오는 7월 26일 10시부터 안동시 와룡면에서 2천명분의 푸짐한 전통음식을 준비하고 민속놀이와 함께 농악으로 풋굿의 전통과 신명을 이어간다.

풋굿축제는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 치르는 관람행사가 아니라 오는 사람이나 맞이하는 사람 모두가 어울려 먹고 마시며 춤추는 신명의 주인이 되는 공동축제이다.

올해도 예년처럼 전국에서 많은 분들이 안동 풋굿축제 행사장에 들러 즐거운 행사의 의미를 맛보고 다녀갈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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