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래웅경북테크노파크원장

미국의 저가 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 항공 여객기가 지난 7월 23일 뉴욕 라과디아 공항에서 앞바퀴 고장으로 동체 착륙을 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한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저가 항공사로 설립이후 31년간 계속 흑자를 내고 있다. 사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는 FUN경영에 대해서 세계 최고의 회사이다. 그래서 취직하고 싶은 최고의 직장이기도 한다.

이 회사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은 승객들이 대기시간에 지루하게 느낄 때는 나타나서 여러분 중에 양말에 구멍이 난 사람이 있다면 왕복 공짜표를 드리겠다고 제안하며 모두 다 양말을 벗어보는 소동을 일으키곤 한다는 것이다.

최근에 두산그룹의 박용만 회장의 이야기가 자주 언론을 타는 것을 본다. 예를 들면 어느 날 박 회장이 점심시간에 사무실 직원 몇 명을 데리고 사무실 근처의 냉면집을 찾았단다.

그런데 식사 후 돈을 내려고 하니 지갑을 안 챙겨 온 것을 알고 나머지 직원들에게 돈을 꾸려 했으나 그들 역시 갑자기 불려나오는 바람에 모두 빈손으로 왔다는 것, 그래서 할 수 없이 냉면집 주인에게 사정을 해서 외상을 달아놓고 나오다가 길에서 두산직원들을 만나 돈을 꾸어 즉시 외상을 갚았다는 소위 '박용만 회장 냉면집 외상소동' 이라는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

여기서 우리는 이 사건을 짓궂게 뜯어보자면, 몇 개의 의구심을 발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박 회장과 그 일행이 과연 모두 빈손으로 갔을까 하는 점과 두 번째는 그들은 정말 실수로 또는 경황이 없어서 지갑을 안 챙겨 갔을까 하는 것이다.

그래서 결론은 평범함을 가장한 하나의 기획성 이벤트는 아니었을까 라는 것이다. 만약 기획성 이벤트였다면 이것은 어떠한 효과를 노렸을까?

우선 박 회장은 지극히 소박하고 또한 평범한 인물이라는 느낌을 전달하고자 했을 것이다. 즉 평소에 지갑도 안 챙기고 다니며 비서도 없이 혼자 다닌다는 점. 또한 직원들과 격의 없이 항상 어울린다는 것, 그리고 회사 근처의 일반적인 대중식당을 선호 한다는 점. 그리고 근처 길가에 다니는 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두산 직원들을 구별해 돈을 주고받을 만큼 폭넓은 교제를 하고 있다는 점 등일 것이다.

그러니까 다시 한 번 강조한다면 박 회장은 평소에 소박하고 털털한 성격으로 직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고 어울리기 좋아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이것이 설사 기획성 이벤트라고 하더라도 절대로 밉지 않고 오히려 그러한 섬세한 노력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두산그룹은 오래 전 맥주회사를 중심으로 한 이미지를 벗고 발전 및 담수화 설비기술에서 세계최고의 기업으로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이러한 과정은 극히 자연스럽고 적극적인 회사 홍보에 기안한 것 같다.

이러한 변신은 박 회장의 집요한 노력과 정성으로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이뤄져 더욱 의미가 있다.

최근 직장인들이 제일 일하고 싶어하는 회사는 연봉이 높거나 대기업이거나 하는 일반적인 통념하고는 거리가 있다. 즉 직원을 아끼고 존중해주고 그래서 직장분위기가 늘 화기애애하고 그러면서 윗사람과 아랫사람들이 서로 즐겁게 소통하면서 회사의 경영목표를 공유하고 그런 가운데 자기 자신의 발전을 성취할 수 있는 그런 회사가 바로 그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이것에 제일 가깝게 접근하고 있는 경영인이나 회사는 바로 두산의 박 회장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앞으로 더 많은 제2, 3의 박 회장이 많이 나온다면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도 훨씬 빨리 날개를 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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