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무환 대구취재본부장

시민들은 때때로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를 비교하길 좋아 한다. 결과는 토론 당사자들이 시·도정책에 얼마나 많은 관심과 논리적 근거를 가지고 따지느냐에 따라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의 평가가 엇갈린다.

민선5기 3주년을 몇일 앞둔 지난 6월 24일 기자회견을 하면서 김범일 대구시장은 대구시정에 대해 시민들의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것 같아 이해는 하면서도 섭섭하다고 했다. 대구시가 기울인 노력에 비해 여론이 냉혹한 것 같다는 언론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김 시장은 시민들로부터 후한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체감경기 불만족과 대구 변화의 현장들이 외곽에 있기 때문에 눈으로 직접 확인할 기회가 없어 도대체 대구는 왜 이렇게 변하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일 거라고 했다. 부채도 원금을 4천600억원이나 갚았는데, 시민들이 너무 몰라준다며 벙어리 냉가슴 앓듯 하고 있다. 김 시장의 이러한 호소는 맞는 말이다. 시민들의 눈길과 관심이 미처 닿지 못하는 곳에 희망이 싹들이 자라고 있다. 국가산업단지와 첨단의료복합단지가 그렇고 테크노폴리스도 포함된다. 아시아에서 주목받게 될 자동차 부품 주행시험장도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업적만으로는 시민들이 시장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 내세우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광역시 자치단체장쯤 되면 외부 활동에서 정치적 유연성이 좀더 요구된다.

김관용 도지사는 어찌됐건 둥글둥글한 정치력을 발휘한다는 것. 그렇지만 김 시장은 그렇지 못하다며 도마위에 오른다.

또 김 시장이 김 도지사보다 불리한 것은 복잡 다단한 민원과 직접 관련이 있다.

경북도청 앞에서 시위는 2011년 21건, 지난해 29건.

반면 대구시청앞에서 집회는 2011년 156건. 공휴일 64일을 제외하면, 1년 300일 가운데 이틀에 한 번꼴로 시위가 있었던 셈이다. 지난해에는 77건으로 공휴일 66일을 빼면 4일에 1번씩 데모스트레이션을 한 셈이다.

한마디로 시도 때도 없이 분출하는 민원인들의 욕구는 대구시장을 평가하는데 결코 유리하지 않다. 민원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자들은 대구시정에 대부분 호감을 가지지 않게 마련이다. 여론조사를 하면 후한 점수를 당연히 못받게 돼 있다.

이같은 현상은 역대 대부분의 민선 대구시장도 마찬가지였다. 대구시장이 경북도지사보다 인기가 높았던 적은 없었다.

최근들어 가끔씩 대구시정에 따가운 훈수를 두고 있는 문희갑 전 시장도 그랬고 조해녕 전 시장도 재임 당시 경북도지사보다 더 높게 평가를 받지는 못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대구시는 그만큼 행정이 시민들과 맞닿아 있으며, 민원과 직접 연계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돼 있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시민들이 잘 알아주지 못한다'면서 김시장이 '섭섭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는 것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이러한 섭섭함마저도 대구시장이라면 극복하고 감내해야 할 과제중의 하나다. 그것이 대구시장의 운명이자 팔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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