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피던 꽃 여기도 핀다

 고향에서 울던 새 여기서도 운다

 다 같이 사람이 생활하는 땅

 어데나 순간의 쾌락 없으련마는

 고향의 꽃 눈에 띠울 때

 고햐의 새소리 귀에 울릴 때

 이 가슴 그리워 터지려 한다

 아아 언제나 돌아가리 

 가는 비 창밖에 삽삽히 울 때

 밝은 달 창공에 솟아오를 때

 고향의 옛기억은 더욱 새로와

 오고 가는 바람비에 나의 초목은

 얼마나 더 무너졌으며

 반백이 더 넘은 나의 부모는

 얼마나 백발이 더하였으랴

 아아 언제나 돌아가리

<감상> 1920년 5월 11일 '독립신문'에 발표된 작품이다. 해방 전 두만강 건너 북간도로 이주해 간 고향에 대한 그리움의 정서가 심금을 울린다. 그 당시 많은 조선인들이 이주해 가서 해방 후 돌아오지 못하고 남은 이들의 후예가 지금의 중국 조선족인 것이다. (서지월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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