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부터 작고하기 전까지 작가노트·그림 실어

포항시립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바람의 풍경, 이창연 展'과 더불어 故 이창연(1954~ 2010)화가의 글과 그림이 담긴 작가노트가 출간됐다.

'저 바다의 끝은 어디일까?(도서출판 아르코)'에는 1970년대부터 고인이 작고하기 전까지 이 작가의 작품세계가 담겼다.

1부 사랑하고 싶다, 2부 바람이 분다, 3부 새벽바다, 4부 나는 두렵다 등 총 4부로 나눠 70편의 작가노트와 60여 편의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

바다이야기 동빈내항

대부분 이 작가의 작업실에서 바라보았던 영일대 해수욕장(구 북부해수욕장), 서민들의 애환이 담겨진 포항송도, 강한 해풍에 살아남고자 가늘고 외로워 보이는 해송, 그리고 우리네 이웃들이다.

일상적 소소한 내용들을 담아내 정적이고 꾸밈없는 화면은 섬세한 필치로 다듬어져 특유의 밀도를 드러냈다. 풋풋하고 싱그러우며 담백한 화면이다.

'나는 삶의 터, 포항에서 보고 느끼고 생각은 것을 그림으로 그린다'는 이 작가는 '내가 그림을 그리는 행위의 정체성은 무엇일까? 내게 있어 그림은 살아가는 느낌의 기록이자 삶의 꽃이다. 살아있는 생화(生花)이다. 삶이 없는 생명은 잃어버린 조화(造花)일 것이다'고 기록했다.

故 이창연 화가

특히 '바다'는 이 작가의 화풍을 구축하는데 중요한 모티브다. 포항지역 일대가 바다이며 생활 속 현장이기 때문.

삶의 바다를 서성이는 고독한 영혼이었던 이 작가는 '그럼 내가 살아있음을 느낄 때가 언제인가? 그것은 존재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느낄 수 밖에 없는 절대고독일 것이다. 나의 화두는 고독이다. 고독은 외로운 나에게 가슴을 젖게 하고 나의 그림을 촉촉이 젖어들게 한다'고 기록했다.

1955년 포항시 흥해읍 출생인 이 작가는 1990년대 지역화단에서는 드물게 유명 갤러리 전업 작가로 활동하며 국내외에서 수준 높은 작품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55세인 2010년, 지병으로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고향을 지키며 왕성한 창작활동으로 지역미술사에 영향을 끼쳤다.

'학창시절부터 시를 즐겨 썼으며, 화가의 꿈을 끝내 이루고야 말았다'고 회상하는 조정희 여사(故이창연 작가의 부인)는 서문에서 '그리운 당신께 그리고 이 책을 화가 이창연님을 기억하고 화가 이창연님을 사랑하는 또 아름답게 살아가는 모든 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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