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 많아 타지역보다 심각…교육계 등 대책마련 절실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유독 산업도시 구미에는 지나친 애정행각과 흡연 중·고등학생이 너무 많아 청소년정책의 점검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최근 구미시내 청소년들이 공공장소에서 과도한 애정행각과 흡연으로 주위 눈살을 찌푸리게 하자 교육계와 시, 경찰, 유관기관들이 힘 모아 계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시민 A씨(형곡동·45)는 "수년전부터 낮에 교복차림으로 담배를 피우는 학생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며 특단의 청소년 정책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구미는 도시 특성상 맞벌이 부부가 많고, 가정교육 부재 등으로 타 도시에 비해 청소년 문제가 더욱 심각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시민들이 흡연 학생에게 훈계하다 오히려 폭행을 당했다는 루머까지 떠돌아 지역사회 차원의 공개적인 지도활동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민 B씨는 "오락실 근처 골목길 같은 곳에 학생들이 집단으로 모여 고성을 지르거나 담배를 흡연하는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며 "도서관 휴게실에서 지나친 신체접촉을 하는 청소년 커플, 심지어 개방공간인 버스정류장, 문화예술회관 등 생활공간 도처에서 흡연하는 여학생 및 남학생을 자주 보면서도 실질적인 훈계권한이 없는 시민입장인 관계로 한숨만 나온다"고 실정을 꼬집었다. 또 다른 시민은 "등산을 하다보면 학교주변 산에 집단으로 모여 흡연하는 일명 아지트가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며 "각종 쓰레기와 함께 어지럽게 널부러진 낯뜨거운 여성속옷 등을 보면 부모입장에서 '제대로 자녀를 키우고 있는지' 자문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일부 중장년층 모임에서도 날로 문란해지고 있는 구미지역 청소년사회의 문제들을 더이상 방치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공감대속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역협력차원의 대책마련이 펼쳐져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교육계 역시 문제점을 알면서도 현실적으로 마땅한 대안을 마련할 수 없는 현실에 한숨만 내뿜고 있다.

교육 관계자는 "예전 학생들의 흡연을 단속하는 호랑이선생님은 먼나라 얘기가 됐다"며 "가정교육 부재속에 오히려 교사에게 대들고 벌점운운하거나 조금만 훈계수위를 높이면 휴대폰을 들이대는 철저한 이기주의적 인간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닌가라는 자괴감이 든다"고 밝혔다.

따라서 구미시와 경찰, 교육청, 유관기관 등이 힘을 모아 학생인권을 보호하면서도 탈선행위에 대한 지도와 계도를 할 수 있는 유기적 협조체계 구축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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