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환 포항뿌리회 명예회장

한 나라의 근간을 이루는 바탕은 원활한 교통망이라고 할 수 있다. 오죽하면 "도로는 국가의 대동맥" 이라는 말까지 있겠는가? 도로는 원활한 물류수송, 관광, 교통 운송 수단 등 그 효용성을 이루 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다.

지난 15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자료를 보면 새 정부가 제시한 27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중 포항-삼척 간 고속도로 건설 사업이 "경제성 없다"는 결론이 내려져 포항, 영덕, 울진, 삼척 등 동해안 주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포항-삼척 간 고속도로 사업은 동해안 지역주민들의 오랜 숙원 사업으로서 박근혜대통령이 대선당시 공약으로 많은 지지를 받았던 사업이기도 했다.

복지 분야 공약이행으로 국가 재정이 어렵겠지만 국가기간 사업인 SOC 사업도 크게 보아 국민 복지증진을 위한 투자라 할 수 있다.

최근 강원도를 순시한 박근혜대통령도 "지방공약 사업은 경제성만 중시해서는 안 되며 지역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이행하여야한다"고 말씀하신 바 있다. 당장의 경제성 유무를 논하기 이전에 그간 동해안 저개발시대로 핍박 받아온 300만 동해안 지역민들의 오랜 숙원을 풀어 줄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역대 정권들이 홀대하고 관심을 갖지 못한 동해안 지역의 미래를위해 포항-삼척 간 고속도로는 반드시 추진되어야할 사업이다.

동해안 7번 국도의 "4차선 확장"에도 20년 넘게 걸렸는데 그동안 서해안쪽은 여러 개의 고속도로가 개통되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동해안 고속도로의 건설은 늦은 감이 많다.

우리나라 전도를 한번 펴 놓고 살펴보자!

동서남북 거미줄같이 연결되어 일일 생활권을 형성하고 있지만 서글픈 현실로 동해안쪽만 고속도로가 없다.

남북 통일시대가 오면 국가 대동맥 역할을 할 동해안 고속도로와 철도는 우리시대에 반드시 완공되어야할 시대적 사명이다.

동해안의 천혜의 관광자원과 이를 이용할 관광객들, 포스코를 중심으로 한 산업단지의 물류이동, 그리고 포항, 영덕, 울진, 삼척의 주민들을 생각하면 그 어떤 경제적 논리로도 사업을 중단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전남 신안의 섬들을 연결하는 대교들은 사실상 정치적 논리에 의해 결정 났을 뿐이지 비용대비 효율성을 따져서 타당하기에 건설된 것은 아니지 않는가?

이제 포항-삼척 간 고속도로는 더 이상 미룰 문제가 아니다. 이는 한시라도 시급히 진행되어야 할 국가의 주요 사업 중 하나이다. 당장의 경제 논리에 밀려서 투자를 망설인다면 동해안 전체가 낙후될 것이며, 정부는 또 다른 민의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그동안 교통 오지의 오명을 뒤집어쓰고 묵묵히 인내한 동해안 주민들을 위해 정부가 대승적인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종심의 친구들이 더 늙기 전에 동해안 고속도로를 질주하여 설악산 울산바위에 앉아 소주한잔 기울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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