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무야 아느냐 조선의 마음은-
겨레의 뜻을 한데 맺어서
제단에 드리는 훈향을 삼노니
세상에 물결이 끝없이 거칠어
<때>의 바퀴가 구른다 해도
님의 마음은 변할 길 없노니
울음을 그치고 환희를 간직해
축복의 한 잔을 높이 들어라
동무야 아느냐 조선의 마음을-
겨레의 피를 한데 빚어서
곱곱이 옥맺힌 원한의 가슴에
신의 꽃을 피우게 하려니
<님>의 빛갈이 아무리 고와도
온 누리 사람이 죄다 따라도
님의 마음은 변할 길 없노니
설음을 걷고 안위를 간직해
조선의 미를 깊이 맛보라
<감상> -1928년 5월 27일자「민성보」에 발표된 작품이다. 8.15 해방 이전 특히 만주땅에서 보낸 시인들은 절절한 조국애와 민족정신이 짙게 배어있는 시를 썼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서 '백악산인' 은 백두산인(白頭山人) 즉 조선민족을 말함이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갖자는 강한 의지가 돋보인다. (글:서지월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