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맑은 것은 자주 울기 때문이라고

 나도 눈물을 머금고 먼 하늘 우러러 본다

 

 내 젖은 발목으로

 얼마나 먼 길을 돌아왔는지

 진흙의 깊은 수렁 어떻게 건너왔는지

 뿌리 깊은 마음의 상처들이 얼마나

 큰 구멍으로 자릴 잡았는지

 아는 이 누구 하나 없다고

 

 울다 눈물 걷으며

 하늘을 향해

 쭉 고개를 든

 불 밝힌 연등 하나

<감상> 연꽃을 피우기까지의 삶이나 인간의 삶이 다를 바 무엇 있겠는가. 고진감래(苦塵甘來)라 하지 않았던가. 일찌기 강감찬장군은 '구겨진 종이가 멀리 날아간다' 했고 보면 우리의 삶도 '하늘을 향해 / 쭉 고개를 든 / 불 밝힌 연등' 같은 때가 오면 좋으련만. (서지월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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