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호 수필가

청포도 알알이 영글어 가는 여름, 청자 빛 고운하늘이 아니더라도 푸른 파도, 푸른 꿈이 있는 포항은 가슴 뛰는 너와 나의 아름다운 고향이 아니던가.

우리의 아버지들이 소금가마니를 지고 숨 가쁘게 오르내리던 허기진 가난의 뒷골목 같은 동빈 부두, 어머니가 고기반티를 이고 식은 보리개떡으로 허기를 채우며 억척스럽게 삶의 터전을 일구던 죽도시장, 형님이 방열복을 입고 허연 돼지비계를 먹으며 고달픈 노동의 새벽을 견디던 포스코 현장 등 이 모두가 우리 포항을 이루는 얼개요 터전이요 생명이다.

어머니의 너른 마음 같은 대지에 입 맞추며 포항에 부는 신바람에 내 몸을 적시고 싶다. 포항에 부는 신바람은 개혁과 변화의 바람이자 창의와 생산을 바탕으로 한 무한한 가능성의 바람이며 보다 더 풍요로운 미래를 담보할 가슴 벅찬 긍정과 희망의 신호이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며 동빈 내항에 물길이 열리고 뱃길을 가르며, 아름다운 환상의 건축물이 세워지고, 갈매기 나르는 수변공원에 우리의 건강한 아이들이 희망의 풀피리를 불고, 늘 푸른 영일만 바다 한복판에 꿈과 환상의 인공 섬이 그림처럼 떠있고, 유려한 곡선의 다리위에 우리의 청춘을 실은 고속버스가 내 달리며, 꿈의 열차 KTX를 타고 서울에서 점심 먹고 볼일 보고, 저녁에는 죽도시장에서 펄펄뛰는 핫 꽁치 썰어놓고 소주잔을 기울이며 바다가 있는 포항에 산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이며 행복인지 모두가 부러워할 것이다.

영일만의 찬란한 바다를 근간으로 하는 억센 기상과 열정으로 글로벌 포항으로 세계를 향해 질주하고 있는 여기에서 이제 우리는 포항인 이라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세계 최고의 도시민이라는 자긍심을 가슴에 품고 품격 있는 시민의식을 가져야 한다.

늘 푸른 바다와 산을 가슴에 품은 포항인의 드높은 기상, 우리의 선배들이 땀과 눈물로 영일만에 우뚝 세운 조국근대화의 상징인 포스코, 세계 최고의 대학 포스텍, 대통령을 배출한 뿌듯한 자긍심이며, 1조원을 넘는 우리의 살림살이 등 우리는 이제 세계의 1등 시민이요 명실상부한 환 동해 중심도시에 우리가 서 있는 것이다.

흔히 누구이던 애국을 말하고 애향을 말한다, 애국이던 애향이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현실 이 땅을 사랑하는 것이리라. 우리가 겪었던 아픔, 기쁨. 부끄러움, 자부심 이 모든 것을 인정하며 사랑하는 것이라면 이제 우리는 지금까지 성취한 것에 만족하지 말고 더 큰 목표와 꿈과 비젼을 가지고 마음을 다잡고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면서 다함께 잘사는 것이 애향이고 애국이다.

영일만 르네상스를 견인하고 있는 것은 늘 깨어있는 바다 영일만등 천혜의 자연환경도 한몫을 하지만 개척과 개혁, 근면과 성실, 땀과 열정을 이 세상 어느 도시보다도 더 크게 가진 우리포항 사람들의 혼과, 하면 된다는 새마을운동의 발상과 태동의 정신력, 세계최고의 제철소를 건설한 우향우 정신, 귀신 잡는 해병대의 용맹 무상한 힘 등이 바탕이 된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선배들이 개척한 조국근대화의 깃발아래 또 다시 도약과 창조를 위한 가슴 벅찬 희열의 터널에서 이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영일만 르네상스라는 새로운 역사를,

포항시민이 흘린 땀의 숭고한 가치와 포항 인이 가지고 있는 저력이 영일만의 기적을 창출하고 환 동해 국제도시로 나아가고 있는 지금 우리는 삶의 가치와 사랑 그리고 꿈과 이상, 목표와 비젼을 하나로 묶어 더 분발하고 더 많은 열정과 땀을 준비하자.

포항, 말만 들어도 가슴이 찡한 우리가 아닌가. 가슴에 아름다운 기상을 품고 꿈을 꾸는 그대여, 그대의 혼을 바쳐 한번쯤 미치도록 사랑해 보지 않을래. 포항의 빛나는 주인은 바로 시민 여러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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