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정상서 토사 무너져 심각한 훼손 위기…관리·보존 적극 나서야

20일 오후 천연기념물 제415호인 포항시 달전리 주상절리 주변에 토사가 무너져 내리고 잡풀이 무성하게 자라있는 등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 엄익삼기자 umis@kyongbuk.co.kr

천연기념물 달전 주상절리가 관리가 제대로 안된 채 장기간 방치되고 있다.

포항시 남구 연일읍 달전리 산 19-3번지 주상절리는 2000년 천연기념물 제415호로 지정됐다.

그러나 13년이 지난 지금까지 방치, 심각한 훼손 위기에 놓였다.

20일 현장 확인 결과 이 곳은 산 정상에서부터 토사가 무너져 내리고, 잡풀이 무성하게 자라있는 등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주상절리 앞에 설치된 표지판이 없다면 그냥 산사태가 난 산으로 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찾아가는 길도 엉망이었다. 이정표마저 제대로 설치 돼 있지 않아 이 곳을 처음 찾는 사람들은 한참을 헤매야 주상절리에 다다를 수 있을 정도로 길이 어려웠다.

또한 차 한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였으며 길은 좁고 위험했다.

이 처럼 달전 주상절리가 방치되고 있는 이유는 개인 사유지인 이 산을 포항시가 아직도 매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에 따르면 주상절리가 위치한 산은 채석장이었다.

채석 과정에서 주상절리가 드러나 공사가 중단, 이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당시 시는 이 산을 사기 위해 산 주인을 찾았으나 주인은 산을 팔기를 거부했다.

2004년에는 포항시가 국비를 요청해 산을 사려했으나 산주의 거부로 국비가 반납되는 일도 일어났다.

이런 과정이 되풀이 되면서 문화재청은 주상절리 일체를 손대지 말고 그대로 두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후 산주와 시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매입이 계속 미뤄지면서 법률로 보호·보존이 지정된 천연기념물의 훼손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렇자 일각에서는 시가 보다 적극적인 관리와 매입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특히 이 곳은 시내와 불과 10여분 거리에 위치해 있고, 자연경관이 우수해 국내 대표적인 주상절리 관광명소로 발전시키기에 충분하다는 것.

시민 강나리 씨(29·여)는 "이 곳은 작은 계곡이 흐르고 있고, 주상절리로 들어가는 길은 대나무 숲길로 돼 있는 등 경치가 매우 좋다"며 "인공조형물을 만드는 것보다 천연기념물을 관리·보존하는 것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달전 주상절리는 형성시기가 신생대 3기(약 200만년 전)으로 추정된다. 국내 다른 주상절리의 경우 형성시기가 신생대 4기(약 30만년 전)으로 볼 때 지형·지질학적 가치가 매우 높다.

규모는 높이 20m, 폭 100m 규모의 암벽을 이루고 있어 병풍을 펴 놓은 형상을 하고 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