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춘천 전주 경주

한국 사람들에게 친숙하고도 정겨운 도시, 춘천 전주 경주. 이미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고 그만큼 그들의 추억이 쌓였을지 모르는 세 도시는, 오래 사귄 친구처럼 정겹고 푸근하다.

최근 '어느 날 문득, 춘천 전주 경주'가 출간됐다. 북유럽 디자인 여행을 소개했던 '어느 날 문득, 북유럽 Nordic day'와 '어느 날 문득, 스코틀랜드 Scotch day'에 이은 '어느 날 문득' 시리즈다.

다른 국내여행기들보다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도시 곳곳에 담긴 '애정 어린' 시선 때문이다. 전주와 경주에서 '나고 자란' 두 명의 작가가 자신의 고향을 다시금 여행하는 마음으로 글을 쓰고 사진을 찍었다.

전주와 남이섬(춘천) 부분을 쓴 이지예 작가는 전주에서 태어나고 자랐고, 경주와 춘천 부분을 쓴 조안빈 작가는 경주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누군가의 일상이고 고향일 도시에 온기를 불어넣고, 독자들을 저마다의 마음속 도시로 떠나게 만드는 책이다.

그 속에서 두 작가의 어린 날의 소소한 일화들이 참 따듯하게 드러난다. 살아본 사람들만이 소개해줄 수 있는 풍경들에 도시의 묘미가 담겨 있다.

그곳을 처음 찾은 여행자의 시선과는 다른 시선으로 도시를 여행한다. 어린 시절 친구와 떡볶이를 사먹곤 하던 시장통이나 마음이 복잡할 때 조용히 걷기 좋은 골목길 등은 살아본 사람이 아니면 담아내기 힘든 부분이다. 책 곳곳에 담겨진 어린 날의 소소한 추억들은 그곳을 여행하게 될 사람들에게 또 다른 기쁨을 선사한다.

작가들은 자신이 살았던 곳을 다시금 여행자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익숙하지만 낯선 그곳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훑어간다. 그 과정에서 독자들 또한 자신이 스쳐지났던 관광지에도 사람이 '살아가고' 있었으며 누군가의 일상이 존재하는 곳이라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된다.

일상이 있었던 곳을 다르게 봄으로써 누군가는 나고 자란 그 땅 또한 한없이 귀한 여행지가 될 수 있음을, 우리의 고향, 우리의 도시가 얼마나 빛나고 있었는지를 알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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