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생각하라. 그런 다음에 말하라 '이제 그만'이라는 소리 듣기 전에 그쳐라. 사람이 짐승보다 높은 것은 말하는 능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능력을 부당하게 행사하는 짓을 서슴치 않는다면 그런 사람은 짐승보다 못하다." 간디의 막말에 대한 경고다.

인간에게는 육체적 공격을 대신할 수 있는 언어라는 좋은 무기가 있다. 육체적인 접촉 없이도 상대방에게 더 강하고 오래가는 충격을 줄 수 있다. 런던대의 존드웨일 박사는 "욕설은 일반 단어보다 4배나 기억에 오래 남는다."고 했다. 욕설만이 언어폭력이 아니다. 놀림, 비아냥, 비꼬기, 시비, 비하, 비방, 협박, 인신공격, 성희롱, 상대를 아예 무시하는 무대꾸도 언어폭력의 범주에 들어간다. 상대방의 자존감을 무너뜨리고 깊은 정신적 상처를 남기는 언어폭력을 입에 달고 사는 정치인들을 수없이 본다. 상대방을 한마디로 제압하고 자신의 우월성을 과시하는 듯한 천박한 쾌감에 도취돼 막말을 난사, 정치인의 품격을 한없이 떨어뜨리고 있다. 정치인의 말은 내용도 중요하지만 형식이 더 중요하다. 국민들은 나와 내 자녀들이 본받을 수 있는 지도자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최고 쉐프가 요리한 최고 요리도 개밥그릇에 담겨져 있으면 누가 손대고 싶겠나.

한 때 정치판 저격수로 반짝했던 막말정치인 치고 끝이 좋은 사람을 별로 보지못했다. 특히 시도 때도 없이 막말을 쏟아내는 여성정치인의 언어폭력은 정말 볼썽사납다. 90년대말 야당이던 한나라당 의원들이 '기피하는 입'이 있었다. 국민회의 한영애의원이 그 장본인이었다. 야당의원들은 "한 의원의 입 때문에 미치겠다"며 국회의사당 맨 앞줄에 있는 한 의원의 자리를 맨 뒷줄로 옮겨줄 것을 요청했다. 본회의장 바로 앞에서 막말과 함께 고함을 질러대며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민감한 발언이 나올 때마다 거친 소리를 해대니 도무지 신경이 쓰여 야당의원들이 발언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최근 국정원 국정조사특위에서 새누리당 김진태의원을 지칭 "인간이야. 난 사람취급 안해."라는 폭언을 한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국정원장을 향해 "저게 국정원장이야." 또 막말로 구설수에 올랐다. '제2 한영애의원' 될까봐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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