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교통난 해소 예측 어긋나…주차요원 없는 밤시간 더 혼잡

포항시가 지난 12일부터 북구 영일대해수욕장 공영주차장 유료화 사업을 실시한 가운데 29일 오후 주차요원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엄익삼기자 umis@kyongbuk.co.kr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공영주차장 유료화 사업이 수익도 창출하지 못하고, 당초 시행 취지도 살리지 못하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포항시는 지난 12일부터 영일대해수욕장 공영주차장을 유료화했다. 상습적인 불법주차 및 이중주차로 인한 만성적 교통혼잡을 해소하고 장기 주차를 방지, 주차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또 이를 위해 포항여객선터미널부터 두호동 주민센터까지 총 195면에 대해 15명의 주차요원을 배치 시켰다.

근무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며 요원들의 급여는 일당 3만8천830원(월 150여만원)으로 책정했다.

하지만 주차장은 유료화됐으나 정작 주차요원들이 근무하는 시간에는 주차 차량들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29일 오전 10시, 오후 2시 두차례에 걸쳐 영일대 해수욕장을 둘러본 결과 유료 주차장에 주차 된 차량은 20여 대에 불과했다.

반면 전날 28일 밤 9시쯤에는 빈 주차공간을 찾기 어려웠으며, 곳곳에 차량들이 이중으로 주차해 교통 혼잡은 유료화 이전과 다를 바 없었다.

한 주차요원은 "성수기 때도 낮시간은 차량이 거의 없었다"며 "비수기에 들어가니 주차하는 차량이 더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유료 공영주차장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에 따르면 1일 주차장 운영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65만원. 공휴일을 제외한 운영날짜를 따졌을 때 한 달 수익은 1천700여만원 전후다.

그러나 주차요원들의 월급으로 지급되 금액은 2천250여만원으로 최소 매달 550여만원은 적자다.

시민 장진영(33·여)씨는 "부산시의 한 해수욕장에 가면 성수기, 차량이 복잡할 때만 돈을 받고 비수기에 접어들면 주차요원을 뺀다"며 "순리에 맞는 행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적자가 나도 주차요원들의 일거리가 계속 있으려면 유료주차장이 지속적으로 운영되야 한다"며 "야간에 이들이 근무하면 야간수당 1.5배, 산재보험 등으로 예산이 늘어나 운영하기 힘들다"고 해명했다.

이어 "현재 요원 근무시간을 오후 1시부터 밤 9시까지로 하기 위해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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