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시인 이상화 독도서 부활

(재)대구문화재단의 거리연극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공연.

(재)대구문화재단의 거리연극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가 3일 독도에서 공연된다.

최근 일본 아베 정부의 우경화 움직임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일제에 항거하는 민족혼을 그린 거리연극이 한일관계의 상징적인 장소인 독도에서 공연되는 것이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는 일제에 의해 강제로 체결된 을사늑약을 시작으로 대구에서 들불처럼 일어난 국채보상운동과 계성학교, 신명학교 학생들의 3·1 만세운동, 조국을 잃은 울분을 시로 달랜 민족시인 이상화를 주인공으로 한 거리연극이다.

2009년 이후 4년 간 약 2만 여명의 관객이 관람한 대구 근대골목의 히트 공연으로 삼일절 노래를 함께 부르거나, 만세운동을 하던 여학생이 일본 헌병에 희생되는 장면에서는 눈시울을 적시는 등 관객들의 호응도가 높다.

특히 배우들의 자부심과 열의가 상당해 일본의 도발이 있을 때 마다 연극 도중 독도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을 언급해 객석의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연출을 맡은 김재만 (극단 액터스토리 대표)는 "최근 들어 몇몇 일본 정치인들의 도발을 지켜보며 분노를 금할 수 없었는데, 독도 공연의 운명적인 기회를 가지게 됐다"며 "독도를 넘어 도쿄 한 복판에서 이 공연이 올려 질 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독도 공연에는 30여 명 연기자들이 대부분 참가한다.

이태현 대구문화재단 사무처장은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는 다시는 이 땅에 나라를 빼앗기는 오욕의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연극"이라며 "그런 점에서 이번 독도 공연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는 혹서기인 7~8월을 제외한 5월~6월, 9월~10월 네 달간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에 대구시 중구 계산동 이상화 고택 앞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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