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여년 전 중국 역사서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나오는 '이민위천(以民爲天)'은 '백성을 하늘같이 여긴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사자성어는 정치권에서 자주 끌어다 썼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86년 여름에 쓴 '이민위천' 휘호가 있고, 2010년 한글날 김황식 국무총리도 경축사에서 이 사자성어를 사용했다.

그러나 '이민위천'은 내란음모를 꾸미고 있는 종북주의자들에게는 단순한 의미의 것이 아니다. 북한 김일성이 1992년 4월 발행한 회고록에서 '이민위천'을 좌우명이라 했고, 1998년 9월 채택한 북한 헌법 서문에도 "김일성 동지는 '이민위천'을 좌우명으로 삼으시여"라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 때문에 내란음모와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가 드러나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집 거실에 걸려 있던 이 사자성어는 종북 상징이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정의와 민주주의를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이 의원의 '민주주의'는 '자유민주주의'와는 다른 통합진보당의 강령에 있는 '민중민주주의'로 프롤레타리아 독재의 사생아 같은 것이다. 녹취록에서도 이의원은 생존을 위한 무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항구적 평화' 운운하고 있다. 그의 '항구적 평화'는 우리가 생각하는 평화와는 완전히 다른 '북한의 적화 통일'을 이룬 상태를 의미한다. 이처럼 이석기 의원의 두뇌 속에 있는 사자성어는 물론 '민주주의'니 '평화'니 하는 것도 자유대한민국의 사전적 의미와는 완전히 다른 의미인 것이다. 녹취록에는 우리가 알아듣지도 못하는 북한식 용어들이 수두룩하다.

북한에는 지금도 정치범 수용소와 일반 수용소 가릴것 없이 극심한 식량부족으로 수감자들이 쥐를 잡아먹고, 풀을 뜯어먹고 연명하고 있다. 각종 잔인한 고문을 자행하고 일반적인 재판 절차 없이 공개처형이 이뤄지고 있다. 3대까지 처벌받는 연좌제 처벌제도, 이동의 자유와 정보의 자유로운 접근이 통제되고, 독립적인 언론 기관의 부재, 여성 수감자들에 대한 강제 낙태, 인신매매가 이뤄지는 등 열거하기도 숨찰 정도다. 이 때문에 목숨을 걸고 탈북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다. 3대세습 김일성의 '이민위천'이 이런 것이다. 9월은 지난해 인권단체들이 제정한 '북한 인권의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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