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지중화 요구하며 공사 저지…한전, 불가 입장

경북 청도에서 송전탑 공사를 둘러싼 한국전력과 주민 간 갈등이 1년반이 넘도록 계속되고 있다.

경북 청도군 각북면 삼평1리 주민들은 마을을 지나는 송전탑의 지중화를 요구하며 지난해 초부터 송전탑 공사를 저지해왔다.

청도 345㎸ 송전탑 반대 공동대책위원회는 1일 오전 한국전력 대구경북개발지사 앞에서 송전탑 공사재개 철회 촉구 집회를 벌였다.

위원회는 "밀양에 세워질 송전탑의 전기는 송전선을 타고 경북 청도 송전탑으로 전달된다"며 "이 전력을 사용하는 대구·경북지역민들이 밀양 송전탑 문제를 밀양만의 문제로 보면 안 된다"고 밝혔다.

또 "송전탑 지중화나 대안 검토 등 밀양·청도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수용하지 않은 공사재개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청도에 계획된 송전탑은 모두 40기로 39기는 이미 세워졌다. 삼평1리 주민들은 마지막 1기 설치를 놓고 한전과 마찰을 빚고 있다.

낮에는 할머니 7∼8명이 송전탑 설치에 대비해 마을 입구를 지키고 있다. 밤에는 대구와 경북 등 각 지역에서 모인 환경단체들이 주민들을 도와 송전탑 설치를 감시하고 있다.

이은주 삼평1리 부녀회장은 "아직 밀양처럼 다급한 상황은 아니지만 불시에 한전이 송전탑을 설치하러 올까봐 감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전 측은 주민 요구대로 송전선을 지중화하려면 최소 6년의 기간이 필요해 요구 사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구미시 인동동 신동마을 주민도 송전탑 설치를 놓고 한전과 갈등을 빚고 있다.

한전은 구미국가산업단지 5단지 확장에 따른 산업용 전력수요에 대비하고자 구미지역 43㎞ 구간에 58개의 송전탑을 건설할 계획이다. 고압선로는 북대구에서 선산변전소를 연결하는 선로로 345㎸의 전압이 흐른다. 이 가운데 일부가 신동마을 들판을 지나도록 계획돼 있다.

신동주민은 고압선로에 따른 인체 피해가 예상된다며 선로 지중화를 요구하고 있다.

주민은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서 지난 8월 다른 지역의 송전탑 분쟁 주민과 함께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전력시스템을 위한 초고압 송변전 시설 반대 전국 네트워크'를 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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