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기초공사에 건설폐기물 수준 재생골재 사용

포항 죽도시장 아케이드 기둥 기초공사에 사용된 재생골재.

포항시가 수십억원을 들여 죽도시장에 설치한 '장터거리 아케이드'가 부실공사 의혹에 휩싸였다.

시는 죽도시장 만남의 광장이 조성되고 있는 곳을 시작으로 시장 내 400여m에 총 사업비 66억7천800만원이 들어가는 '장터거리 아케이드' 설치 공사를 계획했다.

공사는 1, 2차로 나눠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우선 1차 공사구간 100여m를 정해 12억7천800만원을 사업비로 책정, 지난 1월 첫 삽을 떴다.

시공업체는 주식회사 D건설이 나섰으며 업체는 공개입찰로 선정, 감리는 B건축설계사무소가 맡았다.

시는 1차 공사가 지난 9월 마무리 됨에 따라 내년 5월께 2차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아케이드 1차 공사구간의 기초공사가 엉망으로 진행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공사 도면을 보면 지하 100㎝ 부분은 기둥 설치 작업을 하기 전 기초공사로 잡석(자갈 등)을 깔도록 돼 있다. 그러나 현장에 사용된 것은 잡석이 아닌 재생골재. 그것도 건설폐기물 수준의 재생골재가 사용됐다는 지적이다.

재생골재는 폐콘크리트 등을 파쇄해 골재를 골라 낸 후 세척해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생산된 제품은 합법적 골재로 사용되지만 잡석과는 구분된다.

공사현장에는 이 재생골재가 15㎝ 높이로 기둥 바닥에 부어졌고, 그 위에 밑창 콘크리트(기초를 시공하기 전에 얇게 치는 콘크리트)가 깔렸다.

공사를 지켜본 A씨(43)는 "기초공사에 사용된 재생골재는 건설폐기물과 다름 없었다"며 "이런 골재가 기둥과 천장의 무게를 견뎌 낼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1일 한 건설업체에 문의한 결과, 죽도시장의 경우 땅을 파면 뻘과 물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잡석을 깔아 제대로 된 바닥 다짐을 해야 한다.

하지만 현장에 사용된 재생골재는 차후 하중을 버티지 못하는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이 건설업체는 밝혔다.

제기된 부실공사 의혹은 이 뿐 아니다. 현재 죽도시장 아케이드 설치 구간은 비가 오면 천장에서 물이 새고, 인도 등 바닥에 빗물이 고여 의혹을 부추기고 있다.

이에 대해 D건설 측은 감리단의 감독 아래 모든 공사가 진행돼 문제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D건설 관계자는 "기초공사에 잡석 대신 재생골재를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감리단의 감독을 거쳐 기초공사가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감리단 측도 "재생골재가 들어간 부분은 하중을 받친 다는 개념 보다는 땅을 평탄하게 고르는 작업"이라며 "부실공사 의혹은 당치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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