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부터 황화현상 이어져…공사소음 스트레스 등 고사 원인 제기돼

포항운하 통수식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3일 포항운하 주변의 가로수 메타세콰이어가 잎이 떨어지고 황화현상을 보이고 있다. 엄익삼기자 umis@kyongbuk.co.kr

포항운하 통수식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포항운하 주변의 가로수들이 황화현상을 보이고 있어 포항시에 비상이 걸렸다.

이런 현상은 남구 송도동 포항함체험관을 시작으로 포항운하 물관리센터 홍보관 인근 지역까지 600여m 구간에서 나타났다.

황화현상을 보이는 가로수는 낙엽침엽교목에 속하는 '메타세콰이어'. 이 수목은 침엽수이면서도 주로 11월부터 낙엽이 진다.

그러나 3일 현장 확인 결과 도로를 따라 조성된 가로수 200여본의 메타세콰이어 가운데 절반 이상이 황화현상을 보였다.

특히 포항운하공사 현장 인근을 중심으로 황화현상이 집중적으로 확인됐다.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이 같은 현상은 지난 8월부터 진행,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주민 성모(34)씨는 "이 곳 메타세콰이어는 지난 90년대부터 현재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동빈내항의 역사를 담고 있는 나무가 앓는 모습에 가슴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시는 올 여름 고온과 가뭄이 겹쳐 발생, 그 동안 급수조치를 해왔으며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떡잎이 환경의 영향을 받아 조금 일찍 나타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시의 이런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낙엽이 지는 현상이라고 본다면 적어도 3개월 이상 앞당겨 진 것으로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라는 것.

여기다 고온과 가뭄 때문인 것이라는 시의 해명도 고사 현상을 보이는 가로수가 포항운하 공사 현장에 집중된 점을 미뤄 설득력이 부족하다.

이렇자 일각에서는 공사현장의 소음 등의 스트레스를 받은 가로수가 고사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토양오염으로 가로수가 고사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따라서 주변 환경조사 등 이 현상의 정확한 원인 규명에 시가 조속히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조경업계 관계자는 "메타세콰이어가 물이 많은 곳에서 자라는 점을 미뤄 가뭄의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다"며 "하지만 공사장 소음 등의 스트레스, 토양오염에 의한 고사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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