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오지 불명예 벗어던지고 환동해 물류·산업 허브로 도약 새시대 준비 심혈을 기울여야

이재원 푸른문화연대 이사장

'서울발 KTX열차가 00번 플랫폼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포항을 비롯한 경북 동해안 주민들이 바라고 바라던 해묵은 숙원이었던 서울-포항간 고속철도(KTX)의 내년 말개통을 앞두고 있다. 나아가 그 열차를 맞아들일 포항신역사 건립을 위한 공사 또한 지난 4일 신역사부지에서 착공식과 함께 드디어 시작됐다.

그러고 보니 흥해읍 달전리 일원에 새롭게 들어설 웅장한 포항신역사내 플랫폼에서 KTX 열차의 출발과 도착을 알리는 역무원의 안내방송을 포항시민들이 듣게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사실 내게있어 이번에 착공되는 KTX포항신역사는 매우 색다른 의미와 느낌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유인즉슨, 새로운 역 건물을 뜻하는 신역사(新驛舍)라는 한자 단어가 신기하게도 내게는 새로운 역사를 뜻하는 신역사(新歷史)로 자꾸만 읽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KTX 개통을 계기로 포항을 비롯한 경북 동해안은 새로운 시대의 도래와 함께 새로운 역사가 분명하게 문을 열것 같은 자명한 생각이 뇌리를 스치는 것이다.

포항은 연간 천 만 명이상의 국내외 관광객이 찾고 POSCO라는 굴지의 산업시설과 주변 첨단연구시설, 그리고 포스텍과 한동대 등 유수한 대학교 등으로 년간 4백만 명 이상의 유동인구가 왕래하는 명실상부한 산업도시로 확고한 이미지를 굳혀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토의 동남부에 치우친 환경적 영향으로 국내 다른 도시들과 이어지는 교통망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돼, 교통의 오지라는 오명마저 감수해야 하는 도시가 현 포항의 맨 얼굴이었다.

하지만 서울-포항간 KTX의 개통으로 더 이상 포항은 교통의 오지가 아닌 오히려 국내 최적의 물류허브 도시로 거듭날 계기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KTX개통과 더불어 이미 상당히 진행단계에 놓인 동해중부선(포항-삼척), 동해남부선(포항-울산) 그리고 영일신항만을 잇는 인입철도 개통이 더욱 순조롭게만 진행된다면 포항은 명실공히 전국 대부분의 도시들을 잇는 철도인프라를 완벽하게 구축하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영일신항만을 통한 미국 일본 러시아 중국 등 환태평양 연안국가들과의 해상로 마저 추가 확보하게 되면 바야흐로 환태평양시대 국제물류 허브도시를 꿈꾸는 포항의 미래는 한 발짝 더 현실에 가까워질 것이 확실하다.

이런 차원에서 포항신역사를 중심으로 주변 지역에 대규모 물류서비스가 가능한 대단위 물류단지 조성을 신중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하는 개인적인 생각도 문득 해본다.

이번 포항신역사 건립 공사 착공식을 시작으로 서울-포항간 KTX 개통은 바로 코앞 현실로 다가왔음을 포항시민들 모두 피부로 느낄 것이 분명하다. 이와 동시에 단순히 물리적 시간거리가짧아진 것에 대한 편리함과 신속함을 뛰어넘어 KTX열차의 운행을 도시발전과 연계하고 보다 활성화시켜 미래 지역발전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삼을 것인가에 대한 시민들의 고민 역시 현실로 다가왔다고 본다.

'포항발 서울행 KTX가 곧 출발 하겠습니다~' 여하튼 KTX신역사 착공으로 우리 포항을 비롯한 경북 동해안은 새로운 도약을 위한 출발점에 서 있는 것만은 틀림없는 만큼 모두 머리를 맞대고 새시대를 맞을 준비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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