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연·지연·정당 등 배제하고 후보들의 공략 꼼꼼히 살펴 포항의 미래에 한 표 행사해야

이해욱 포항시남구선관위 공명선거추진본부 주임

어느 때보다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 다가왔다. 아침·저녁으로 가벼운 외투를 챙겨야하는 날씨이지만 포항남구·울릉군에는 10월 30일 실시하는 국회의원 재선거 때문인지 그 열기가 식지 않았다. 이번 포항남·울릉군 재선거는 지난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당선인의 선거범죄로 인한 당선무효로 치르는 선거이다. 따라서 어느 선거 때보다 후보자들은 깨끗하고 정정당당한 선거운동으로 자신을 홍보해야하고, 유권자들은 매의 눈으로 지역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일꾼을 뽑아야 한다.

전한(前漢)말의 유향이란 사람이 편집한 설원(說苑)의 선설편(善說篇)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전거복철 후차지계(前車覆轍 後車之戒)" 풀이해보면 "앞에 가던 수레의 뒤집어진 바퀴자국은 뒤에 가는 수레의 경계가 된다" 라는 뜻이다.

고전에서 배울 수 있듯이 현재의 잘못된 사실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깊이 생각해봐야한다. 앞서 발생한 잘못된 사실을 관망하기보다는 "왜 잘못된 사실이 발생했으며, 어떻게 하면 재발하지 않을까"하는 발전적인 고찰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이번 재선거에는 유권자가 후보자를 바라보는 관점을 조금 다르게 할 필요성이 있다. 지연, 학연, 인맥, 특정 정당 등을 바라보고 후보자를 선택하기보다는 후보자들이 제시한 공약을 꼼꼼히 살펴보도록 하자. 유권자는 제시된 공약을 보고 "얼마나 구체적인지, 측정가능한지, 달성가능한지, 언제까지 공약을 달성할지" 등을 고려하여 후보자를 선택해야한다.

우리는 이러한 방법을 매니페스토라고 부른다. 다시 말해 매니페스토란 후보자들이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공약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유권자들은 제공받은 정보를 바탕으로 후보자를 선택할 수 있게 돕는 방법이다. 여기서 유권자는 후보자를 선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선택된 후보자가 본인이 제시한 공약을 잘 실천하는 지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 이로써 유권자는 "대표자가 얼마나 공약을 잘 실천하는 가"에 대한 평가를 통해 유권자의 의사가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번 재선거에는 매니페스토 방법을 통해 후보자를 선택해보는 것은 어떨까? 먼저 10월 10일(목)~11일(금)까지 후보자가 등록하게 되면 등록된 후보자가 제시하는 공약을 자세히 살펴보고, 후보자간의 공약을 비교평가 해보자. 그리고 10월 30일(수) 오전6시부터 오후 8시까지 투표하기가 어렵다면 25일(금)~26일(토) 오전6시부터 오후4시까지 실시하는 사전투표를 이용해 투표로 꼭 말해보자. 처음부터 누구나 잘할 수 없다. 하나씩 공약을 비교해가면서 후보자를 평가해보고, 자신이 판단하기에 나은 후보자를 선택하면 된다. 후보자가 무서워하는 사람은 투표하는 유권자라는 말이 있다. 지역의 재선거에 대해 멀리서 관망하는 자세보다는 나부터 지역발전과 나라발전을 위해 꼼꼼히 따져보고 한표를 행사해보는 것이 어떨까한다.

이미 지나간 과거는 돌이킬 수 없다. 하지만 우리가 앞으로 다가오는 미래에 있어 과거의 잘못을 직시하여 바로잡는다면 현재는 긍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시간이다. 이것이 포항남구·울릉군 재선거를 바라보는 우리의 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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