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해사, 13일 창건 1천204돌 기념 개산대제

천년사찰 팔공산 은해사 전경.

지난해 말 준공된 조사전서

개산조 진영 봉안 후 첫 봉행

'중악 은빛 음악회' 등 행사 다채

삼성현 현창사업·학교 운영 등

다양한 포교·종책사업 추진

부처님 자비 실천 복지 도량 거듭

아름다운 길과 숲이 어우러진 천년고찰 영천 은해사(銀海寺)가 창건 1204돌을 맞아 오는 13일 개산대제를 봉행한다. 올해 개산대제는 은해사(주지 돈관스님) 개산조인 혜철 국사와 고경당 법전 대종사, 동곡당 일타 대종사의 진영을 봉안한 조사전이 준공한 후 처음으로 열리게 돼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은해사 조사전은 지난 2011년 8월 동곡문도회 대표 혜인 스님과 은해사 주지 돈관스님 등 사부대중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상량식을 가진 후 지난해 말 준공됐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 형태로 건립됐다.

은해사 주지 돈관스님

이날 개산대제는 오전 9시30분 개산조 혜철국사와 역대 조사 다례제를 시작으로 육법공양, 개산법요식이 봉행되며 오후에는 보살계 수여식, 음악회, 만등 점등식 등이 잇따라 개최된다. 특히, 오후 3시부터 열리는 '중악 은빛 음악회'에는 현숙, 장미화, 배일호, 김흥국 등 인기가수와 평양예술단 공연이 펼쳐진다. 이날 행사에는 불교계 인사는 물론 김관용 경북지사, 지역 국회의원, 자치단체장, 주민 등 5천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주지 돈관스님은 "지금까지 조사전이 없어 아쉬움이 많았는데 이제 조사 스님들의 지혜로운 가르침을 되새길 조사전에서 여러 대중들이 모여 공양을 올리며 수행 정진을 발원할 수 있게 돼 감회가 새롭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지난 2008년 말 전국 최연소 조계종 본사 주지(당시 세수 48세)로 추대된 돈관스님은 중앙종회회원,경북불교대학장, 대구불교방송 총괄국장 등의 종무 행정 경험을 살려 은해사에 변화와 혁신을 지속적으로 불어 넣고 있다. 취임 이후 은해사의 종책 방향을 교육, 포교, 복지, 성보관리로 정했던 돈관스님은 그동안 영천 등 지역 군부대와 교도소 포교, 장학사업, 복지관 운영은 물론 사찰의 문턱을 낮추기 위한 템플스테이 등을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영천 선화여고 법인을 인수, 불교계를 대표하는 종립학교로 육성했으며 이사장(돈관스님)이 직접 매년 1억2천만원의 재단장학금을 기부하는 등 선화여고를 명문학교로 발돋음 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지난달 말 학교 인근 부지 5천940㎡(1천800평)를 매입해 기존 기숙사를 최신시설을 겸비한 새로운 공간으로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돈관스님은 "취임 후 첫 4년은 시작이었고 지금부터는 잘 마무리하는 단계로 도량정비는 물론, 청소년수련관 및 진입로의 4차선 도로 등을 올해 마무리하겠다"며 "지역 신도분들과 함께 대중불교 실천을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천년 고찰 팔공산 은해사

은해사는 조선 31본산, 경북 5대 본산, 현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0교구 본사의 자리를 지키는 경북지방의 대표적 사찰이다. 교구 본사 중 본존불로 아미타불을 모시는 미타도량으로도 유명하다. 불·보살·나한 등이 중중무진으로 계신 것처럼 웅장한 모습이 마치 은빛 바다가 춤추는 극락정토 같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 은해사(銀海寺)다. 또 은해사 주변에 안개가 끼고 구름이 피어 날 때면 그 광경이 은빛 바다가 물결치는 듯 하다고 해서 은해사라고도 한다. 신라의 진표율사는 "한 길 은색 세계가 마치 바다처럼 겹겹이 펼쳐져 있다.(一道銀色世界 如海重重)" 고 표현한 바 있다. 신라 41대 헌덕왕이 즉위한 809년 혜철국사가 해안평에 창건한 사찰이 해안사인데 이 해안사로부터 은해사의 역사가 시작된다.

해안사 창건 후 고려시대 1270년(원종 11년)에 홍진국사가 가람을 중창했고 1275년 충렬왕 때 원참 스님이 중건했다. 조선시대에도 1485년 성종 16년에 죽청 스님과 의찬 스님이 묘봉암을 중창했으나 1545년 인종 원년에 큰 화재가 발생해 사찰이 전소됐다. 이듬해 1546년 명종 원년에 나라에서 하사한 보조금으로 천교화상이 지금의 장소로 법당을 옮겨 새로 절을 지었다. 이 때 법당과 비석을 건립해 인종의 태실을 봉안하고 '은해사'라고 이름을 짓게 됐다.

□ 성보문화재

은해사에는 극락보전 아미타삼존불, 후불탱화, 괘불, 신장탱화 등 수많은 성보문화재가 있다. 특히 조선시대 명필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1786~1856)의 대웅전과 보화루 그리고 불광(佛光) 삼대편액이 유명하다. 산내암자인 백흥암은 현판은 물론 주련(柱聯)까지도 모두 추사의 친필이므로 은해사는 추사체의 보고(寶庫)라고 부른다. 국가지정문화재로는 거조암 영산전(국보 제14호) 은해사 괘불(보물 제1270호), 은해사 청동북 및 북걸이(보물 제1604호), 백흥암 극락전(보물 제790호),수미단(보물 제486호), 운부암 청동보살좌상(보물 제514호) 등이 있다.

□ 역사 속의 은해사 출신 스님들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중수와 불사를 거듭한 은해사는 한국을 빛낸 여러 고승을 배출했다. 신라시대에는 우리나라 불교의 새 장을 연 화쟁국사 원효스님과 해동 화엄종의 초조인 의상스님이 있고, 고려시대에는 현재 조계종의 종조인 불일 보조국사 지눌스님, 삼국유사를 저술한 보각국사 일연스님 등이 있다. 조선시대에는 홍진국사가 머무른 뒤부터 선교양종의 총본산으로 사격이 고양(高揚)됐고 화엄학의 대강백인 영파성규 스님이 이곳을 중창한 뒤로는 화엄교학의 본산으로 그 명성이 높았다. 최근에도 향곡·운봉·성철·일타스님 등 수많은 선지식을 배출했다.

□ 은해사의 오늘

현재 대한불교조계종 제 10교구 본사로 영천, 경산, 군위, 청송 등 4개의 행정구역을 전법지역으로 관장하고 있다. 신라 원효스님의 탄생지인 경산의 제석사, 설총 선생의 성장지인 경산의 반룡사, 고려 일연스님이 '삼국유사'를 편찬한 군위 인각사를 비롯해 임진왜란 때 서산대사와 사명대사가 머물렀던 하양의 환성사, 청송 주왕산 대전사 등 49개의 전통사찰을 말사로 거느리고 있다. 또, 일연스님의 삶과 사상을 재조명하기 위해 설립된 일연학연구원에서는 '삼국유사'를 포함한 일연학 연구와 함께 원효·일연·설총 등 3성현(三聖賢)의 현창사업을 추진 중이다. 2010년 학교법인 동곡학원을 설립하고 영천선화여자고등학교를 운영하면서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도량과 부처님의 자비를 실천하는 복지도량으로 거듭나고 있으며, 대구불교방송을 통한 포교 등 여러 종책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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