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에 대한 작은 배려·관심, 안전한 사회 건설 밑바탕, 가정폭력 척결 모두가 나서야

김상전 포항북부경찰서 장성파출소

새 정부가 출범한 지난 3월 이후 경찰은 이른 바 4대 사회악 척결을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

4대 사회악 중에서도 특히 가정폭력은 심각한 부작용으로 국가 개입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이뤄졌다.

건강한 가정은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확산됐기 때문이다.

가정은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자 인격형성의 근본이 되는 조직체라는 점에서 '가정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귀결이다.

얼마 전 경찰대학 치안정책 연구소가 경기도 소재 모 교도소의 수형자 48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 중 51.2%에 달하는 249명이 아동·청소년기에 직·간접적인 가정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강력범죄자는 60% 이상이 가정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결과는 가정폭력이 사회 전반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미루어 짐작케 한다.

가정폭력으로 검거된 사람은 2011년 7천272명에서 지난해 9천345명으로 증가했다.

가정폭력의 재범율 역시 2010년 21.7%에서 2012년 39.6%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지금 근무하는 장성파출소 관내에서 지난 8월 한 달 동안 가정폭력으로 접수된 신고는 무려 29건으로 하루에 한번 꼴로 가정폭력 신고 출동을 하고 있다.

특히 가정폭력이 대표적인 암수범죄로 신고율이 10% 미만으로 알려진 것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는 이 수치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이 처럼 우리 사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가정폭력을 뿌리 뽑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모두의 관심과 지원이다.

경찰과 지자체에서 가정폭력 피해자를 위한 지원센터와 보호시설, 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가정폭력 발생 건수에 비해 인적·물적 시스템이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가정폭력 피해자가 충분한 지원과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사회 전반의 시스템 확충이 선행돼야 하며, 병원 등 민간 기업·단체에서도 동참해야 한다.

상습적으로 발생하는 가정폭력은 이웃에서도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경우 남의 일이라고 가볍게 넘겨버리지 말고, 경찰에 신고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자. 이웃에 대한 작은 관심이 폭력 없는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바탕이 된다.

또한 각 가정에서도 평소 충분한 대화와 상담을 통해 폭력을 미연에 방지하고, 행여 폭력이 발생할 경우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 더 큰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하자.

앞서 언급했듯이 가정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약자가 보호되고 모든 사람이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바로 선 가정을 위해 가족에 대한 배려와 양보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나 자신은 물론 우리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절실하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