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가 아우성을 친다

어제 왔던 달빛 천직처럼

왕진가방 메고 와

속 비우고 마음 달래는

달빛의 화법을 전한다

 

스스로 낮아진 바람 은근히 등 밀어

갈대숲에 가만 귀 대어 보면

가슴뼈 부딪는 소리

오래전 먼 길 떠난 어머니

시린 두 발로 가슴뼈 사이를 막고 섰다

끊어질듯 이어지는 달빛의 대화

긴밤, 피륙을 뽑아대던

어머니의 혼을 닮는다

<감상> -차가운 달밤의 야윈 갈대는 무슨 생각으로 달빛을 온몸으로 받으며 서 있는 것일까. 평생을 자식 위해 살다간 이 땅의 어머니처럼 속 다 비우며 묵묵히 한 시절을 사는가 보다. 여기 티없이 밝은 달빛이 하모니를 이룬다. (서지월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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