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계암일록 주제 학술대회

한국국학진흥원은 계암일록에 나타난 17세기 영남사림의 삶과 의식을 주제로 4일 한국국학진흥원 내 시청각실(대)에서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국역본은 총 6권으로 간행된다.

계암 김령은 이름 없는 시골 선비가 아니었다.

그는 문과 급제자였으며, 설월당 김부륜의 아들이다.

설월당은 월천 조목 등과 함께 퇴계선생의 가장 중요한 제자 중 한 사람이다. 계암 김령은 문과 급제자였음에도 평생을 거의 고향 예안에 머물머 자신의 주변에 일어난 일과 당시 조정의 상황을 일기로 촘촘히 기록했다.

당대 현실을 장기간에 걸쳐서 최상급의 지식인이 촘촘하게 작성한 자료이다.

계암 김령이 세상을 뜨기 직전까지 무려 38년 동안 기록한 방대한 계암일록은 어떤 의미에서 중앙정부가 작성한 조선왕조실록에 상응하는 지방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17세기는 또 다른 측면에서도 대단히 중요한 시기이다.

흔히 전통이라고 하면, 500년 1000년 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오늘날 중국의 전통의상은 본래 17세기 중반에 성립된 청나라 만주족의 의상이고, 대표적인 일본음식 스시는 17세기에나 등장했다.

이런 사실들은 조선의 17세기는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한국의 전통이 만들어졌던 시기였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계암일록에서 17세기 예안과 안동의 구체적 현실을 재발견할 수 있다.

이 시기에 예안·안동에서 대단히 많은 수의 문과급제자가 나오는 것은 그것의 한 표현이다.

다시 말해서 당시의 예안과 안동은 중앙의 외진 변방이 아닌, 중앙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영남의 거점 지역이었던 것이다.

계암일록을 통해 17세기 예안 안동의 구체적 현실은 물론, 그와 연결된 중앙정부의 내밀한 사연까지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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