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운동, 새미술운동, 봉좌 농경문화학교' 프로젝트 참여…소통·교류 원동력 제공

한젬마 작가

한가로운 산골마을에 문화의 생기가 불고 있다. '2013년 마을미술프로젝트' 공모 사업으로 진행된 '새마을운동, 새미술운동, 봉좌(鳳座)농경문화학교' 프로젝트다. 이번 사업에 참여한 '그림 읽어주는 여자' 한젬마 작가를 만나본다.

△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먼저 부탁한다.

- 지난 4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생활공간 공공미술로 가꾸기-2013년 마을미술프로젝트' 국비공모사업에 포항시가 당선돼 봉계리 (구)기남초등학교 폐교를 문화공간으로 조성했다. 프로젝트명은 '새마을운동, 새미술운동, 봉좌(鳳座)농경문화학교'로 곧 오픈만 남겨두고 있다.

△ 기남초등학교를 선택한 이유도 궁금하다.

- 무엇보다 봉계리 마을분들의 의지가 있었다.

사실 마을미술프로젝트는 대내외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소외되거나 위기에 있던 마을을 살기좋은 곳으로 만드는 작업이다. 개인적으로 지역에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한다. 지방이 낙후되고 소외된 곳이라 생각하지만 남아 있는 문화적 자산이 많아 희망적이다.

이번 봉계리는 새마을 근원지의 사연과 특성을 모티브로 작업을 진행했다. 폐교인 기남초등학교의 변신을 통해 아름다운 농촌마을을 알리고 새로운 방향성과 정체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장기적으로는 마을분들이 주최가 돼 체험 교육 프로그램 등 지역에 맞게 활용할 수 있다.

△ 어떤 작가가 참여했나.

- 총 3명 작가가 참여했다. 나는 교사 2개동 안쪽 양쪽 측면에 세라믹부조벽화를 작업했다.

또한 지역에서 활동 중인 송상헌 작가가 학교 앞면 창문에 마을 역사와 이야기, 학교 관련 사진 등을 담은 창문갤러리를 만들었다.

조영진 작가는 학교 운동장 나무 밑 쉼터를 조성했다. 봉황 조형물이 있는 둥근 벤치형 공공미술품을 설치했는데 환경과 어우러져 편안하고 아름답다.

작품 외에도 주민참여프로그램을 각각 진행했다.

나는 지역 주민과 초·중·고학생들과 함께 도자기에 그림그리기를 했다. 봉계리 마을을 상징하는 봉황 등 마을의 역사를 연상하는 그림으로 세라믹부조벽화에 그대로 담았다. 참여한 주민들은 본인의 작품을 확인하며 애착을 갖게 될 것이다. 이렇게 공공의 문화적 자산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하면서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 이번 마을미술프로젝트를 통해 혈관이 뚫리듯 모든 것이 순환되는 역할을 기대한다.

특히 폐교 뒤에 추진 중인 농촌체험센터 건립과 철기농경테마파크, 마을수변공원 조성 등 하드웨어적인 농촌개발사업 위에 방문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문화적 요소를 덧입혀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을과 소통하고 머무르는 교류를 가능케 하고, 경제적 흐름도 만들어 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단계적으로 2, 3차년도 확장 공모사업 신청이 가능하다.

봉좌마을 구석구석 길 따라 숨겨진 스토리를 엮은 지도를 만들어도 재미있을 것 같다.

마을 내에는 고인들 등 유적과 전설이 많고, 봉좌산에 얽힌 봉황 이야기도 있다. 학교건물 앞에 나무나 계곡이 흐르고 우거진 나무들도 아름답다. 화려하진 않지만 포근하고 아담해 따뜻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이 모든 것들이 수십년, 또는 수백년 세월을 느낄 수 있는 좋은 문화상품이 될 것이다.

△ 마지막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기대하는 바는

- 시민들이 참여해 마을을 살리고, 사람을 살리는 방향성이 중요하다. 이번 사례가 국내외적으로 이슈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것은 미술은 테크닉적인 것 일 뿐이다. 봉좌마을의 스토리와 아름다운 생태를 살려내는 요소로 잘 활용되길 바란다.

많은 지역민과 작가들이 함께한 만큼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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