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창수’

인천 뒷골목을 전전하며 살아온 건달 창수(임창정). 돈을 받고 징역을 대신 살아주며 지내온 탓에 전과가 화려하다.

교도소에서 나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징역 대행'을 준비하던 그는 길거리에서 한 남자에게 맞는 미연(손은서)이라는 이름의 여성을 도와준다.

그녀와 술잔을 기울이다 같이 밤을 보내게 된 그는 미연과의 행복한 삶을 꿈꿔보지만 미연이 돌연 살해되고, 창수는 용의자로 몰린다.

'창수'는 뒷골목 건달의 순정을 그린 누아르다. 거대 조직 보스의 여자를 사랑하게 된 뒷골목 건달의 비극을 그렸다.

누아르 장르의 영화지만 영화의 분위기가 많이 무겁지는 않은 편이다. "내가 주먹도 아니라 당수에 당하다니" 같은 창수의 대사와 철딱서니 없는 그의 행동이 무거운 분위기를 많이 걷어낸다.

'색즉시공'(2002) '낭만자객'(2003) 등 코미디 영화에서 강세를 보였던 임창정은 가볍지만, 진지한 구석도 있는 창수를 때론 코믹하게, 때론 절박하게 연기했다. 캐릭터 이름인 '창수'를 그대로 제목으로 쓴 것을 보면 알 수 있듯, 영화는 임창정을 위한 작품이다.

그러나 멜로와 누아르, 코미디를 오가는 영화가 성공적으로 교배됐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절망에 빠졌다고는 하나 미연이 창수에게 빠져드는 과정이 밋밋하고, 창수의 절친한 동생 상태(정성화)가 창수를 배신하는 장면은 충분한 설명이 없어 개연성이 떨어진다.

11월28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상영시간 103분.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