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경찰 사건수사 한달째 안갯속…국과수 탄환분석도 지연

사냥꾼이 주민을 총으로 쏜 후 구덩이에 묻은 사건이 발생한지 1개월이 됐으나 경찰이 사건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있다.

2일 경북 청송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5일 오후 1시 50분께 경북 청송군 부남면 감연리 야산 6부 능선에서 이모(46·포클레인 기사·청송읍)씨가 피를 흘린 채 숨져 있는 것을 일대를 수색하던 경찰이 발견했다.

이씨 시신은 누군가가 연장을 사용해 판 것으로 보이는 깊이 50㎝ 가량의 구덩이에 비스듬히 놓인채 흙과 낙엽 등으로 덮여진 상태였다. 시신의 오른쪽 옆구리에는 사냥용 산탄 자국이 있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키 1m80㎝, 몸무게 90㎏의 건장한 체격인 이씨는 지난달 2일 오후에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 경찰은 당시 "(이씨가) '더덕을 캐러 간다'며 집을 나간 뒤 귀가하지 않는다"는 가족 신고로 수색에 나섰었다.

경찰은 시신 발견 장소에서 산 정상 쪽으로 15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이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피묻은 곡괭이 한 자루를 찾았다.

사냥꾼이 오인사격을 한 뒤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곡괭이로 구덩이를 판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청송군으로부터 수렵허가를 받은 711명의 엽사들 가운데 청송군 경찰관서에서 총기를 출고한 179명을 상대로 당일 행적을 집중조사했지만 단서를 찾지 못했다.

또 청송을 제외한 여타지역에서 총기를 출고, 사건 당일 청송지역으로 수렵을 하러 온 엽사 120여명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였지만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사건 발생 시간대 전후로 청송군 내 방범용 CCTV에 포착된 차량이 6만여 대에 달해 수사망을 좁히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씨 시신의 산탄 자국을 토대로 탄환의 종류 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지만 국과수 분석이 늦어져 이마저도 지지부진하다. 청송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수사를 하면 할수록 수사범위만 넓어지고 있어 답답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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