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각명인 소봉 강대욱 - 지역 최초 서각명인 등극…"지역 정체성 담은 예술문화 텃밭 일굴 것" 포부 밝혀

최근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이하 한국예총)가 선정한 '제 2회 한국예술문화명인'에 소봉 강대욱(59)씨가 이름을 올렸다. 공예부문 서각명인으로 지역에서는 최초다. "지역에서는 처음이라 정말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힌 강 작가를 만났다.

△ '한국예술문화명인인증제도'는 생소하다.

- 한국 예술문화를 발굴·보전·계승·발전시키기 위해 한국예총에서 올해 마련한 인증제도다.

각 부문에서 활동하는 예술문화인들의 업적을 평가해 역사·문화적으로 가치를 지닌 활동이나 장인들의 작품 가치를 인증하고 창작 활동을 지원한다.

13개 분야 66명 예술인이 함께 제 2회 명인으로 선정됐다. 지난달 27일 서울양천문화회관에서 시상식을 가졌다.

△ 명인이 되면 해택이 있나.

- 명인으로 지정되면 명인 도록과 연감 제작은 물론 작품 전시, 홍보물 제작 등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통해 지정된 명인들의 예술성을 보전해주고 창작 활동의 적극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받게 된다. 또한 복합쇼핑몰인 '예미몰(yemimall.com)'을 통해 명인들의 작품 홍보 및 유통에도 힘써 명인들의 창작 활동 촉진과 현실적인 경제 협력자로서의 역할도 담당해주고 있다.

△ 그동안 어떤 활동들을 해왔나.

- 중요무형문화재 제106호 각자장 이수자로 현재 (사) 철재전통각자보존회 이사·경북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판이나 기문현판 등 문화재 복원·보수 같이 우리문화유산을 보존하는데 힘쓰고 있다.

또한 서각인구 저변확대와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서각연구실 강좌 등으로 전통과 현대적 감각이 어우러진 새로운 조형예술을 보급하고 전시회도 가진 바 있다.

작품활동으로는 최근 '결새김'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조형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결새김' 조형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아 명인에 선정된 것 같다.

△ 강 작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있나.

- 지난 4월 영덕 일직에 있는 조선 문종 조 우부승지와 이조참판을 지내신 처호정 이승길 선생의 정자 처호정의 도난 또는 훼손된 현판·기문·중수기·중건기, 이퇴계 선생의 차운시 등 18점을 복원 또는 보수를 해 큰 보람을 느꼈다.

또한 가까운 지역에 재능기부한 영천 육군3사관학교 충성대, 청운관을 비롯해 포항예총, 구룡포역사문화거리, 도음산 천유정, 사방공원 사방대, 관해루, 연일 중명의 부조정 현판 등이 걸려있다.

△ 서각의 매력은 뭔가.

- 서각은 지성(知性)과 감성(感性)을 담아 땀 흘리는 예술이다.

서예라는 정적인 요소와 조각적 행위라는 동적 요소가 균형있게 이뤄지는 것이 서각이기 때문이다.

특히 각자(刻字)는 문자의 입체적 표현이라는 독특한 장르로 기록의 역사와 함께 장식예술에도 한 몫을 하고 있는 종합예술이라 할 수 있다.

정리하면 나무를 소재로 하는 단순한 재료의 의미를 넘어서 작품내용을 바라보고, 뜻을 생각하고, 삶의 교훈을 지표로 삼아 자아회복(自我回復)의 의미가 큰 예술이다.

△ 누구나 도전 해볼 수 있나.

- 서예가 어렵거나 나무를 다루기 힘들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 남녀노소 어려움 없이 할 수 있다.

기능적인 것은 6개월이면 어느 정도 이뤄질 것으로 본다. 내용은 여러 명필가의 글씨를 새기거나 창의적인 작품도 도전할 수 있다. 연구실 문은 활짝 열려있으니 도전해보면 좋겠다.

△ 앞으로 활동 계획은.

- 전통을 바탕으로 하되 전통에 너무 집착하거나 얽매이지 않는 작업을 하고 싶다. 한국적이면서 동서양과 통할 수 있는 '세계 속의 서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한 창의적인 작품전시도 많이해서 시민들에게 서각문화를 향유할 기회를 제공하고, 서각연구실 등 강좌를 통해 서각예술의 저변확대와 대중화에도 힘쓰겠다. 더 욕심을 부리자면 장르간 적극적이고 긴밀한 장르간 결합을 완성해 공동 연구와 발표, 심포지움 등 지역 정체성을 담은 예술문화 텃밭을 일궈 나가고 싶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