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사 들머리
신령스런 기운이 돈다는
육백년 넘은 느티나무 밑에서
아내한테 말했습니다.
"여보, 이렇게 큰 나무 앞에 서면
저절로 머리가 숙여져요."
아내가 말했습니다.
"여보, 나는 일년도 안 된
작은 나무 앞에 서 있어도
저절로 머리가 숙여져요."
<감상> -그렇다. 우리민족은 토템신앙이라 해서 자연을 숭배하는 정신을 가진 민족이다. 현재를 살아가지만 숭엄한 자연이나 조상을 모시는 일은 미덕이 아닐 수 없다. 깨우침이라는 것도 수많은 시간의 교차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고 보면 말이다. (서지월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