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먼지 휘날리는 새벽

마음속 깊은 상념에 잠기어

눈물 머금고 가던 꼬부랑길

 

온몸 휘감는 차가운 바람

말라버린 낙엽 떨어뜨리며

긴 밤 재촉하듯 무거운 발걸음 딛고

멀리서 들리는 종소리 귀 담아

걸어가는 비탈진 언덕

 

잔잔한 물소리 달려가는 마음은 무겁고

산새소리 울음에 귀 쫑긋 세우며

가도 가도 끝 없는 수발사 가는 길

<감상> - 고달픈 삶에서 떨어져 나와 안락의 세계로 접어드는 길의 노정도 쉬운 일은 아니다. 형이하의 세계에서 형이상의 세계에로의 몰입이 그러하다. 근심걱정, 오욕칠정(五慾七情)을 내려놓는 일 또한 수발사 향해 가는 산길처럼 비탈지고 끝없다. (서지월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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