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세상 거쳐 온 애달픈 부름이런가

내 영혼의 깊은 숨소리와 그분들의 한(恨)스런

소망이 실은 하나였던 것임을 그곳에 가서 알았다

한 시절 인내한 내 삶의 근원을 향해

뿌리내릴 수 있게 해준 곳 또한 그 곳이였다

어찌 잊을 수 있으랴 영원한 나의 모성(母性)인

그 고장의 흙과 바다 내 젊은 날의 꿈

보듬어준 꽃물 든 바람의 손길을

유월의 참대처럼 마디마디 속 맺혀

뻗어가는 그리움 안으로 살그머니 포개여 안고

오늘도 고개 숙여 바라보는 먼먼 남쪽 하늘가 봉은사

세속을 비껴 앉은 고아한 자태

언젠가 한번은 와 본 적 있었던 곳

세월의 흔적에 등이 휜 뜰에 내린 청정고목(??古木)

정갈히 깃을 편 처마밑 홀로 서걱이는 풍경소리

그 누가 건져올린 덕향(德香)이런가 맑게 넘치는 그 빛 속에

잠자던 영혼엔 눈물같은 비가 내리네

절대 평안(平安)이란 대체 어디 있나요

속절없는 물음에 대답 없는 부처

무심한 바람만 천년의 세월 밖으로 일렁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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