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군 피해복구 총력, 인근 지자체 지원 손길, 산간마을 고립 노인 구조, 골목길 등 속속 정상화

경북 동해안과 북부 산간에 엿새째 이어진 기록적인 폭설에 각 시·군이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제설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인력부족으로 일부 산간에는 제설작업이 제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경북도는 13일 하루 폭설이 내린 5개 시·군에 공무원 3천600여명, 군인 800여명 등 모두 7천200여명과 제설장비 557대를 투입해 주요 도로와 이면도로, 주택가 골목길 등을 중심으로 제설작업을 폈다.

그러나 손길이 닿지못한 이면도로와 아파트단지에서는 시민들이 가래와 삽 등을 들고 눈 치우기에 동참했다. 포항시에서는 자원봉사센터, 새마을지도자회 등 시민단체와 자원봉사자 1만여명이 주택가 골목길, 이면도로, 어린이·노약자 시설 눈 치우기에 나섰고 경북안전기동대, 해병전우회, 특수임무구조단이 포함된 경북재난안전네트워크 회원 50명 등 260여명이 긴급 지원에 나섰다.

포항지역 제설작업에는 전국 지자체들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시민들은 물론 시 공무원들까지 제설작업에 어려움을 겪자 경북도를 비롯 부산시, 대구시 등 5곳 지자체 공무원 570명이 제설장비를 갖춰 모여든 것이다.

경북도는 270명의 최대인력을 보내 남구 연일읍 등 3곳, 대구시는 120명을 보내 북구 용흥동 등 3곳에 각각 배치, 손길이 안닿은 지역 중심으로 제설작업을 펼쳤다.

이밖에 경산시 100명, 영천시 40명, 한전대구지사 50명 등 모두 360여명의 공무원과 자원봉사자들도 하루 종일 구슬땀을 흘렸다.

김관용 도지사는 포항 등 폭설현장 복구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조기복구에 총력을 다할 것을 지시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전국 지자체 공무원들이 십시일반으로 주택가 등지 제설작업에 힘을 보태주고 있다"면서 "오랫동안 내린 눈으로 서서히 지치고 힘들었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내 일부 산간에서는 아직 쌓인 눈을 치우지 못해 노인들이 고립되기도 했다.

경주시 암곡동에 사는 김모(89) 할머니는 닷새간 눈속에 고립돼 있다 50사단 경주대대 장병들에 의해 무사히 구조했다. 집 주위에 1m가량 눈이 쌓인데다 몸도 불편해 도저히 못치워 고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병들은 눈을 치우고 할머니를 구출한 뒤 지붕의 눈을 치우고 무너진 비닐하우스를 복구했다.

주민 김모(71)씨도 폭설로 고립돼 식수와 식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다 이날 오전 9시께 경주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에 연락, 눈길을 헤치고 달려온 구조대원들로부터 비상식량을 전달받았다.

한편 경주지역 일부 사적지에서는 사적지 수목 222그루가 부러지고, 대릉원 안내판 뒤 담 기와 15장 등이 파손됐으며 경주 황성공원에서도 소나무 51그루에 피해가 났다.

경북 북부에서도 봉화 석포에 닷새간 135㎝의 폭설이 내려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영양·봉화 산간과 울진에는 12일 현재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상태이며 경북 북동지역과 남동해안은 14일 오전까지 지역별로 1∼10㎝가량의 눈이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경북도에 따르면 13일 현재 파악된 피해규모는 24억원으로 주로 하우스 등 농업시설이 큰 타격을 입었고 비닐하우스 182동, 축사 11동, 버섯재배사 10동, 농업시설 230동이 붕괴되거나 파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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