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물로 전락한 폐철도 활용, 삭막한 도심 속 숲 공원 조성, 포항시민 힐링 공간으로 각광

정숙영 작가

자칫 흉물이 될 수 있었던 폐철도를 삭막하던 도심 속에 훌륭한 숲 길로 조성하여 도시 숲 공원이 탄생되어 길 잃은 많은 시민들의 마음속 힐링 공간이 되고 있다.

우현동 유류저장고에서 신흥동 안포건널목까지 총 2.3㎞에 이르는 이 도시 숲은 자전거 도로도 있고 실개천도 흐르고 폭포도 흐르고 각양각색의 나무들이 춤추며 노래하여 생명의 기운이 넘실대고 있다.

점심을 먹고 잠깐의 틈을 내어 많은 직장인들이 산책을 하며 사무실에서는 다 하지 못 했던 가슴 속 진정어린 이야기들이 재잘재잘 쏟아져 나오고 나이 드신 어르신들의 유유자적한 발걸음에 젊은이들도 잠시 빠른 발걸음 템포를 늦추어 보고 두 손 꼭 잡고 걷는 다정한 연인들을 보노라면 그 언젠가 우리들의 젊은 날의 초상들이 반추되어 입가에 미소가 저절로 번지고 밤이 되면 하루종일 열심히 일 한 그대들이 머릿속을 맑게 하고 스트레칭으로, 달리기로, 걷기로, 새마음으로 리셋하는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도심 속 새마음리셋 공간이 되었다.

세 구간으로 나누어진 유성여고-여성아이병원은 불미숲, 여성아이병원에서 나루끝까지는 나루숲, 나루끝-안포건널목까지는 모갈숲으로 그 이름도 정겹다.

도시 숲에는 왕벚나무·소나무·잣나무·노거수 ·느티나무·메타세콰이어들이 오염된 도심 속 훌륭한 허파 역학을 하는데 숲마다 심겨진 노거수와 소나무는 별도로 구매한 것이 아니라 포항시 관내 개발현장에서 발생한 나무들을 옮겨 심어 30억 원이 넘는 예산절감과 더불어 마치 오래된 숲길처럼 조성이 되었고 불미숲과 나루끝, 덕수공원, 포항초옆 등 4곳에 인공 폭포 역시 예산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만들어져 있는 옹벽을 활용하는 등 경제성까지 덤으로 갖췄다.

처음에 공사할 때는 이처럼 탄성을 자아내는 공간이 탄생하리라고는 사실 큰 기대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시민들 모두 1천% 만족하며 내 집 안방처럼 소중히 여기는 포항의 명소가 되었다.이제 포항역사는 옮겨지고 그 자리에도 새로운 테마를 간직한 새명소가 탄생할 것이다.

도시는 진화하면서 포항의 옛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다.

철로는 포항의 발전이며 포항의 미래이다.

철로는 우리들의 과거이며 우리들의 미래이다.

철로는 역동적인 산업발전의 디딤돌이며 견인차이다.

철로는 꿈과 희망의 산실이다.

올해 대학생이 되는 정호는 어릴 때 양학 철길에 나가 "땡깡뽕깡 보러 가자"며 매일 같이 철로가에 앉아 기어이 땡깡뽕깡 힘찬 기적의 메아리 울리고 지나가는 기차에게 손을 흔들고 나서야 집으로 돌아갔다.

아이를 돌봐주는 할아버지, 할머니도 무수히 철길에 나갔었고 나 또한 무던히 나가서 언젠가는 반드시 올 기차를 기다리며 아이의 손을 잡고 기차를 기다렸었다.

집 안에도 모형기차들로 넘쳐났고 기차길을 만들고 기차를 조립하고 기차놀이를 하면서 희망을 품고 그 싹을 틔우고 물을 주고 거름을 주고 인내하며 시간의 마법을 기다렸었다.

이제 일본이라는 더 넓은 세계로 큰 비전을 갖고 출발하는 정호도 새로운 철길 위에서 자신의 꿈을 펼쳐 나갈 것이다.

삶의 철길 위에서 잃어 버린 자신을 찾고 자존감을 회복하며 상처난 곳 싸메어 주고 치료해 주는 포항의 명소 도시 숲은 앞으로 더욱 진화할 것이다.

숲에서 길을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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