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을 열어놓고
먼 산 마주하여
앉았으면
구름은 재를 넘어
하늘 밖으로 날아가고
개울물은
소리 소리
영겁 뚫어 흐르는데
ㅡ꼬빡
해가 졌다
<감상> -하루 해 지는 것도 속세의 풍경과 대비가 되는 산속에서의 삶이다. 이곳에는 부귀도 공명도 물욕도 가식도 전혀 없다. 영겁을 쭗으며 개울물은 소리 내며 흐르지만 유한한 인간의 목숨인 것을. 파야대사도 서산대사도 가고 없다. 이렇게 시 한 수라도 읊을 수 있는 것은 복 되리라. 요즘 TV에 보면 무작위로 산속에 드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서지월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