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 도시에 생명의 물길 열어 소통의 혈관·상생의 다리 위에 행복이란 노다지가 '넘실넘실'

박상호 수필가

늘 굽이쳐 흐르는 형산강의 젖줄을 물고 억만년 출렁이는 영일만을 끌어안고 비상의 날개 짓을 펴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고장, 해 뜨는 도시 포항! 이곳에 새로운 강이 흐르고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이른바 포항운하다. 흔히들 20세기는 철과 기계를 바탕으로 한 둔탁하고 획일적인 기계문명이었다면 21세기는 물과 생명을 중심으로 한 감성적이고 휴머니티한 생명문명이라고 말한다.

생명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무릇 우주를 이루는 근원이다. 존재에 대한 현상이며 현재와 미래를 뛰어넘는 영원함이다. 그 속에서 우리는 피와 눈물을 쏟고 고통과 아픔을 감내하며 세상을 창조하는 것이다.

철의 도시 포항에 생명의 물길을 열어 제친 포항운하는 단순히 막힌 물길을 연 것이 아니라 정체되고 꽉 막힌 생명의 물꼬를 틔운 것이다. 소통의 혈관을 뚫은 것이며 상생의 다리를 놓은 것이다.

개혁과 변화를 택한 것이며 창조와 혁신을 접목한 것이다. 생명에 대한 존엄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 부흥의 바벨탑이다. 손에 잡힐 듯 출렁이며 물결치는 운하에 문화를 띠우자. 인간의 본성인 오욕칠정의 욕망의 소용돌이 속에 담긴 이야기들을 담아서 감성이 숨 쉬는 문화의 광장을 만들자. 인간이 상상하는 모든 것이 가능한 유토피아적 이 세상 마지막 휴양지 포항운하를 만들자. 늘 푸른 영일만 바다 한복판에 꿈과 환상의 인공 섬이 그림처럼 떠있고, 유려한 곡선의 영일만 대교에 우리의 청춘과 야망을 실은 고속버스가 내달리는 곳, 꿈의 열차 KTX를 타고 설원을 달려와 술지게미 퍼마시고 흥건하게 취해 이 세상 서럽고 아픈 사랑얘기 흥얼거리며 댓 자로 뻗고 싶은 곳, 크루즈 넘나드는 선창가, 뱃고동 소리 따라 인생의 봇짐을 짊어지고 울며불며 가다가 울음 타는 석양의 노을빛에 젖고 싶은 곳, 그곳이 포항운하가 아니 더냐, 물 따라 세월 따라 허청허청 흘러가는 것이 인생이 아니더냐, 우거진 덤불속 찔레꽃 꺾다보면 꿈이었던 곳 그곳이 너와 나의 고향 포항이 아니었더냐?

조국의 등불 포항에 새로운 강과 새로운 꿈을 여는 "포항운하", 아담하고 오목하나 오히려 더 넓고도 깊은 포구에 해와 달이 뛰어놀고, 밤이면 밤바다에 떨어진 별을 주어 담아 가난한 시인 릴케의 가슴이 되는 곳이다.

이 아름다운 곳에 포항운하가 만들어 졌다. 우리는 여기에 아름다운 꿈과 희망을 심어야 한다. 우리의 비젼인 행복도시 포항을 향한 영일만르네상스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

오늘의 21세기는 문화융성의 시대다. 문화가 밥이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밑천이다. 동방의 해 뜨는 도시 포항에 문화가 웅성거리며 문화가 춤을 춘다. 우리의 의식 속에 꿈틀거리는 시민들의 문화의식과 감사운동이 그렇고 이제 막 생명의 물길 튼 포항운하가 그 중심에 있다.

강물이 푸르다. 푸르다 못해 차라리 검푸르다. 욕망으로 들썩 거리며 몸부림 쳤던 바다는 오히려 고요하다, 이제 생명의 물길을 열어 제친 포항운하에서 걸음마다 그리운 사람 들, 생각마다 좋은 얼굴 들 한데 모여 행복의 노다지를 캐러 가자. 노다지는 언제나 캐고자 하는 자의 몫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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