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21일 박근혜 대통령이 강력하게 요청했던 원자력방호방재법안 개정안 처리가 무산되자, 야당 책임론을 거론하며 거세게 비판했다.

박 대통령의 오는 24~25일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추진했던 이 법안의 국회통과가 사실상 무산되자 국격을 훼손당할 상황에 처하게 됐다며 야권을 성토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본회의를 단독소집하고 '의원 총대기령'을 내린데 이어 오전부터 원내대책회의와 대변인 논평을 통해 법안 처리를 잇따라 촉구했으나, 끝내 이견 절충이 이뤄지지 않자 야권을 맹비난했다.

야당의 비협조 속에 법안을 처리하지 못한 무력한 상황을 '국회 밥버러지(밥벌레)'에 빗대는 등 원색적인 표현도 등장했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조해진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기자회견을 열어 "조금 전 미방위 야당 간사 만나 마지막으로 의사를 타진했으나 입장 변화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심지어 다음주 월요일(24일) 박 대통령이 회의장에 입장하는 시각 직전까지라도 통과시켜줄 의향이 없는지 물어봤지만 '기대하지 말라'는 답변을 들었다"면서 "이제 처리 전망은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야당은 방송법을 자기들 뜻대로 처리할 목적으로 나머지 120여 개 법안을 연계시겼다"면서 "흉악한 인질범도 120명의 볼모를 잡고 있으면 가장 급한 환자를 풀어주기 마련인데 야당은 정말 독하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4월 국회에서도 기대하기 어렵겠다는 절망적 생각이 든다"면서 "스스로 국회 무용론을, 밥버러지 같은 취급을 자초하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비난했다.

함진규 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에서 "국익을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해 조속히 처리했어야 할 원자력법이 새정치민주연합의 발목잡기로 무산됐다"면서 "집안싸움 속에 전형적인 구태정치를 보이는 게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이 추구하는 새정치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의 내분은 일찌감치 예상됐던 새집증후군"이라며 "급하게 창당 작업을 하는데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인 포름알데히드와 같은 분쟁과 갈등이 새어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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