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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

윤미전 시인 등록일 2014년03월23일 21시18분  

연초록 알 속에 엎드린 조그만 그녀,

언제 부화할까 가늠하고 있을 때

그 속내 궁금해진 햇빛이 콕콕 쪼아대자

엉겁결에 노랑나비 날개같은 꽃잎 활짝 펼쳤다

순간, 느긋하게 꽃봉오리 품고 있던 허공이

놀라 주춤 물러선다

-중략-

여린 꽃잎에 내려앉은 하늘이 너무 무거웠던가

팽팽한 고요 튕겨내며 휘청, 무너져 내린다

교만인 듯 기품인 듯 꼿꼿히 설 줄밖에

모르던 작은 그녀,

마지막 기울어지는 자태마저도 꼿꼿하다

새봄 오면 버려진 듯 흙 속을 꿈틀대는

저 뿌리 박차고 굳센 그녀 다시 일어설 것이다

<감상> 봄이 오고 있다. 사람은 한번 가면 돌아오지 못한다 하나 꽃은 그 뿌리를 잘 갈무리 해 봄이 오면 어김없이 싹을 띄우고 다시 꽃을 피운다. 놀라운 상상력을 불러와 '느긋하게 꽃봉오리 품고 있던 허공이 / 놀라 주춤 물러선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런 조화 속에서 하나의 생명은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것이다. (서지월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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