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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노아'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하나님 앞에 서 있는 인간은 고뇌하고 갈등하는 존재, 구원은 지고한 사랑의 선택

김기포 기계중앙교회 목사 등록일 2014년03월25일 20시58분  
김기포 기계중앙교회 목사

영화 '노아'를 어떻게 볼 것인가?

우선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기독교인들이 노아라는 영화를 보고 나면 상당히 실망할 것이다. 우선 노아라는 영화의 줄거리가 성경과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탄적이고 반기독교적인 영화 혹은 비성경적인 영화라고 판단 할 수 있다.

그러나 좀더 열린 마음으로 이 영화를 보면 성경의 내용보다 훨씬 생동감이 있고 역동적인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영화의 인물 속에는 선과 악, 선택과 결단 그리고 삶과 죽음을 놓고 인간의 고뇌와 갈등이 진솔하게 녹아 있다.

우선 목사의 관점에서 이 영화를 보고나서 느낀 소감은 많은 생각을 던져주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믿음이 흔들린다거나 성경에 대한 진리가 무너지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성경의 내용이 더 확실하게 다가왔다. 또한 성경의 내용을 감독의 의도에 따라 다양하게 각색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성경의 진리는 바뀔 수 없다. 그러나 영화의 시각으로 보면 얼마든지 상상의 날개를 펼수 있다. 물론 이 영화가 성경의 내용과는 다르지만 인간의 실존을 더 사실적으로 묘사 해 주는 것 같았다.

이 영화를 관람하는 기독교인들에게 그냥 영화를 영화로 보라고 말하고 싶다. 영화는 영화일뿐이다. 영화는 진실이 아니다. 제작하는 감독에 따라 허구적인 내용을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이 영화는 성경의 내용과 더불어 상업적인의도를 가지고 전혀 다른 노아를 만들어 냈다. 아마 성경의 내용에 충실한 영화라면 그 영화는 고전적이고 무미건조한 영화로만 머물고 말 것이다.영화 노아는 종교영화라기 보다는 지극히 상업적인 영화다. 감독은 고뇌하는 인간 노아에게 집중한다. 노아는 신의 뜻을 따라야 할 것인지, 아니면 보편적인 가장의 책임을 따라야 하는지 노아는 깊은 절망과 고민에 빠진다. 인간의 타락과 죄때문에 인류가 물로 심판을 받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신의 계시를 따르기 위해 태어나는 아이가 남자면 살려 두고 여자 아이라면 죽여야 하는 현실은 너무나 가혹하다. 이 또한 가부장적인 모순이다. 그러나 태어난 아이는 불행하게도 쌍둥이 손녀였다. 노아는 새로운 세상에서 인류가 멸망해야 한다고 믿었다. 죄로 더럽혀진 인간은 또 다시 죄악의 도시에 빠지고 세상을 타락 시킬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아는 곧 태어난 아이와 도망가지 못하도록 배를 불태워 버린다. 여기서 가족의 갈등은 극에 달하고 인간의 분노와 울분은 절정에 달한다.

노아의 율법적인 행동은 가족관계의 갈등과 반발을 부르고 결국 노아는 자식들과 팽팽한 대립의 각을 세운다. <블랙스완>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심리묘사의 달인이다. 그는 인간의 선과 악을 통해 인간 내면에 고뇌하고 갈등하는 인간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렇게 인간이 선과 악의 문턱에서 끊임없이 갈등하고 고뇌 하는 인간 본연의 몸부림에서 구원의 길은 비로소 열려지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구원이란 냉정한 신의 뜻을 져버린다 해도 타락한 인간에게 동정을 베풀고 이웃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고 지고한 사랑을 선택하는 것이 아닐까?

감독은 성경에 나오는 노아라는 재난의 대사건을 감독의 상상력과 의지로 성경과 전혀 다른 노아를 만들어 냈다. 그것은 하나님 앞에 서 있는 인간이란 끊임없이 고뇌하고 갈등하는 존재라는 사실이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하늘을 봤다. 하늘에는 흰 구름과 검은 구름이 교차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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