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시대 제나라 경공은 임금이 되어서도 어릴 때 습성을 버리지 못했다. 특히 새집털이를 좋아해 하루는 나무 위에 올라가 새집털기를 하다 온 몸이 땀범벅이 돼 내려왔다. 이 모습을 본 재상 안자가 물었다. "폐하께서는 어찌 온 몸이 땀투성이입니까?" "나무 위의 참새 둥지를 털었는데 참새 새끼가 너무 어려 그냥 놓아주고 내려오느라 그렇소" "폐하께서는 참으로 성왕(聖王)의 도를 지니고 계십니다. 잡은 참새가 너무 어리다고 되살려 주었습니다. 이는 어린 것을 길러주는 도리를 펼친 것입니다. 폐하께선 어지신 사랑이 참새까지 미치게 하시는데 하물며 백성들에게야 어떠하시겠습니까. 이것이 바로 성군의 도리가 아니겠습니까" 안자는 새집털이는 임금이 할 짓이 아니라고 바로 나무라지 않고 우회적인 간언으로 임금이 스스로 깨닫게 했다. 그 후 경공은 백성들에게 어진 정치를 베푸는데 힘을 썼다.

"다른 사람의 의견에 정면으로 반대하지 않고 내 의견을 단정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예컨데 '확실히', '의심할 여지가 없이…'라는 표현 대신 '내 생각으로는…', '그러나' 등으로 표현했다. 상대방의 의견이 잘못된 경우에도 곧 바로 반대하거나 지적하지 않고 "그런 경우도 있지만", "이 경우엔 그것이 맞지 않는 것 같다"로 말머리를 돌렸다. 50년 동안 나에게서부터 독단적인 발언을 들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제2의 천성이 된 이 방법으로 나는 많은 것을 이뤘다" 탁월한 정치가로 외교관으로 과학자로 저술가로 다방면에 큰 족적을 남긴 벤저민 프랭클린의 독백이다. 프랭클린은 원래 평범하고 내성적인 청년이었지만 '다른 사람의 단점은 절대 끄집어내지 않으며 장점만을 부각시킨다'는 그의 좌우명이 그를 성공한 인생으로 이끌었던 것이다.

상대방을 비판하거나 비난하는 행위는 그 어떤 바보들도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이해와 관용은 끊임없는 자기 성찰과 노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얼토당토 않는 종북 발언으로 국민들로부터 호된 비판을 받았던 천주교사제가 이번엔 천박한 막말 때문에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을 가리켜 "대변보고 밑도 안닦은 것처럼 가고 있다"고 한 박창신 신부의 험구는 너무 지저분하다. 오물 묻은 자신의 입부터 닦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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