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13일 대백프라자갤러리

초대형 병풍 제작자로 알려진 서예가 남석(南石) 이성조(77) 작가가 내달 1부터 13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에서 희수(喜壽) 기념전을 연다.

2007년 불교 경전인 묘법연화경 전 7권 6만9천384자를 써넣은 120m 길이(168폭)의 병풍을 선보인지 7년만이다.

당시 3년동안 묘법연화경을 3번이나 베껴 쓰고 실명 위기까지 갔던 이 작가는 이후부터 마음이 가는 대로 그림이나 글씨를 쓰기 시작했다.

밑그림이나 미리 구상하는 과정 없이 자연스럽게 그려진 조형들은 지금까지 작가가 내놓지 않았던 종류의 창작물들로 신비로운 이미지들이였다. 이렇게 제작된 작품 90여점이 이번에 소개된다.

'광영(光靈)'을 타이틀로 한 이번 전시에서는 필묵의 작용과 조형적 의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조형언어로 표현한 작품들이 대다수다. 원자구조 같기도 하고 현미경으로 들여다 본 세포 같기도 한 작품에서는 다원색의 구성과 조화가 돋보인다. 우주와 교감한 듯하고, 정확히 장르를 구분할 수도 없다.

이씨는 "이번 작품들을 제작할 때에는 어둠침침하고 희미하던 눈에 빛이 들어오던 것 같고 머릿속이 환해져 무아지경에서 붓을 놀렸다"며 "그래서 이번 전시 이름을 광영이라 지었다"고 말했다.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18세에 서예에 입문한 이 작가는 1959년 만 20세라는 최연소 나이로 국전 서예부문에 입선했다. 그는 1981년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전을 뉴욕과 LA에서 가졌고 1983년 화엄경 보현행원품 60폭 병풍과 독립선언문 36폭 병풍을 세종문화회관에서 전시하며 초대형 병풍 작가로 이름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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