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현 예천경찰서 예천지구대장

얼마 전, 관내 노인정에서 라면 등 생필품 도난사고로 빈집털이범을 검거한 적이 있는데 같은 동네 살고 있는 평범한 남자 고등학생이었다.

이 학생은 흉가 같은 곳에서 부모의 이혼으로 혼자 거주하고 있었다. 수도 요금을 내지 않아 단수되어 물도 나오지 않았고, 빨래도 하지 못해 냄새나는 옷을 입고 있었고, 심지어 화장실도 없는 형편이었다. 이 학생은 배가 고파 라면을 훔친 전형적인 생계형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서울의 '세 모녀 사건'으로 복지 사각지대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관내 이런 학생이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 아버지가 계서 복지 혜택도 전혀 받지 못하면서 주의의 무관심 등으로 학교도 가지 않고 위기에 처해 있었던 것이다.

우리 경북경찰청은 홍익경찰을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홍익인간이란 단군의 건국이념으로 천지자연에 모든 존재하는 것들에 널리 이로움을 주는 참된 사람이 되라는 심오하고 큰 뜻이 담겨져 있는 것이다.

홍익인간 홍익치안 실현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주변에 소외되고 어려움에 처해 있는 이웃을 살펴보며 보살피는 것이 첫 걸음일 것이다.

우리 경찰은 사건 사고 처리과정에서 복지 사각지대의 위기 가정이나 이웃을 만날 경우 지역에 도움을 요청하고, 지역에서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소외계층에 보탬이 되면 진정한 홍익치안이 실현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우리 지역사회가 복지사각지대를 찾아 해소하여 서울의 '세모녀의 비극' 같은 사건을 예방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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