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과 자신의 생명 담보로한 119 장난전화가 근절되도록 우리 모두의 주위·관심 절실

이재욱 포항북부소방서장

1564년도까지 유럽인들은 4월(April) 1일을 새해의 첫날로 여겼다.

1564년에 프랑스 샤를9세가 새해를 1월 1일로 고쳤으나 이 소식을 접하지 못한 사람들이 4월 1일에 축제를 벌이자 이를 조롱하며 놀린 것이 만우절(April fool)의 시초라고 전해진다.

우리나라에서도 만우절에는 장난을 치거나 거짓말을 해도 크게 나무라지 않는 풍습이 있다.

누구라도 만우절에 주변 사람들에게 조그마한 농담이나 장난 정도는 한 두 번 해봤을 것이다.

그러나 그 누구도 만우절이라고 해서 사람의 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장난을 치려하진 않을까.

그런데 지금 사소한 장난과 거짓말이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고 있다.

현재 우리 소방서가 담당하고 있는 포항의 경우에 소방구급차와 인구수의 비율이 대략 4000:1 정도다.

즉 소방차 한 대가 평균적으로 4천명의 안전을 책임져야하는 셈이다.

구급차 한 대가 출동을 나가면 그 수는 일시적으로 약 8천명이 되고 두 대가 나가면 1만2천명으로 늘어난다.

그 많은 인구 중에 누가 언제 얼마나 다칠지는 알 수 없다.

더구나 구급차는 각 구역별로 한 대씩만 배치를 했기 때문에 해당지역 담당차량이 아닌 다른 센터 차량이 온다는 것은 시간이 더 길게 소요된다는 뜻이다.

이는 일각을 다투는 응급환자의 생사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화재현장과 기타 사고 및 각종 재난상황에서 인명을 구출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119구조구급센터와 구조공작차량은 포항을 통틀어 단 두 개뿐.

다른 지역 소방서에도 구조공작차량은 한 대나 두 대 있는 정도가 보통이다.

그렇기 때문에 구조공작차가 장난전화 등으로 발이 묶이거나 시간을 낭비하게 될 경우 큰 인명피해로 직결될 수 있다.

최근 3년간 포항시 장난전화 발생건수를 살펴보면 2011년에 253통, 2012년에 522통, 2013년에 366통으로 연평균 380건에 이르는 장난전화가 걸려왔다.

특히 매년 4월 1일 만우절이 되면 평소보다 훨씬 많은 장난전화가 걸려온다고 한다.

장난전화를 하는 연령대는 주로 호기심 많은 아동이나 청소년들이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시민의식 교육의 부재가 장난전화의 큰 원인 중 하나라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소방기본법 제 56조 제1항에 의거해 화재 또는 구조·구급이 필요한 상황을 거짓으로 알린 사람에게 2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제 30조 제1항에 의거해 위급상황을 소방기관 또는 관계행정기관에 거짓으로 알린 자에 대해서도 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돼있다.

법적 제제 때문만이 아니라 타인과 자신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119 장난전화가 근절될 수 있도록 각별한 주의와 교육을 시민 여러분들께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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