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부터 6월 28일까지 '라이프 사진전' 개최

물레와 같이 있는 마하트마 간디.

인생과 역사에 대해 눈으로 느낄 수 있는 '라이프 사진전'이 국립대구박물관을 찾는다.

15일부터 6월 28일까지 국립대구박물관에서 선보이는 '하나의 역사 70억의 기억-라이프사진전'이다.

이번 전시에는 주간 판매량이 1300만부에 이를 만큼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라이프(LIFE) 잡지의 사진 900만장 중 130여장을 선보인다.

당대 최고의 사진가로 평가 받는 알프레드 아이젠슈타트, 유진 스미스, 로버트 카파, 더글러스 던컨 등이 남긴 사진 중 역사적 콘텐츠에 초점을 맞춰 엄선했다.

알버트 슈바이처.

전시는 총 4개 주제로 구성된다. '인간 vs 인간(People)' '역사에 기억될 순간(Moments)' '이것이 우리의 삶(It's Life)'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입맞춤의 시간(Kiss the Life)' 등 이다.

백범 김구선생부터 마이클잭슨, 한국전쟁에서 아폴로 11호까지 세계 근현대사의 굵직한 순간들을 기록한 사진들이 선보인다. 평범한 일상에서 심오한 인생의 철학을 드러내는 사진에 이르기까지 라이프가 가지고 있는 넓고 다양한 스펙트럼을 고스란히 보여줄 예정이다.

화가로서 남은 여생을 살았던 윈스턴 처칠과 화가가 되길 그토록 갈망했지만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 아돌프히틀러, 피카소의 조형미를 질투했던 마티스, 마티스의 색채감각에 열등감을 느끼던 피카소를 만나볼 수 있다.

유일한 생존자.

또 참혹한 전쟁터 속에서 어떻게 인간들이 살아남고 인간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는지, 그리고 거대한 사회적 냉대를 가슴에 앉고 맞서서 진정한 챔피언이 됐는지 그 역사의 순간을 낱낱이 볼 수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작품은 '김구선생의 장례식 풍경(1949)'이다.

1949년 6월 26일, 백범 김구선생이 가슴에 총을 맞고 서거한다. 서거 직후 경교장 앞뜰을 보여주는 사진 한 장이 미국의 유명 사진잡지에 실렸다. 이 잡지의 사진기자였던 칼 마이던스는 이 사진에 '혼란 속의 한국, 호랑이를 잃다'라는 제목으로 지도자를 잃은 한국의 슬픈 표정을 묘사했다.

사진 '물레와 같이 있는 마하트마 간디(1946)'는 라이프 초대 사진가인 마가렛 버크화이트의 대표작이다. 그녀는 이 사진을 찍기 위해 물레 돌리는 법을 스스로 배웠던 일화로 유명하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입맞춤을 담은 '해병의 키스(1945)'는 포토저널리즘의 아버지로 불리는 알프레드 에이젠슈타트의 작품으로 제 2차세계대전의 종전을 알리는 소식을 들은 미 해병이 그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길을 지나던 간호사에게 키스를 한 장면을 기록한 사진이다. 라이프의 대표작이며, 아직도 이 사진속의 주인공을 찾기 위한 노력이 끊이지 않는 작품이기도 하다.

완벽주의자로 유명한 사진가 유진 스미스가 남긴 '유일한 생존자'와 '밀림의 성자 슈바이처 박사' 그리고 20세기의 희망을 상징하는 '낙원으로 가는 길(1953)'은 그의 집념을 보여주는 대표작들이다. 그 중 '낙원으로 가는 길'은 제 2차 세계대전 중 큰 부상으로 생사의 기로에 있던 작가가 자신의 아이들을 찍은 것으로 어두웠던 20세기의 희망을 상징하는 명작이다. 이 사진은 1955년에 뉴욕MOMA(뉴욕현대미술관)에서 기획한 '인간가족전'의 가장 마지막을 장식하는 작품으로 1957년 4월 경복궁 미술관에서도 순회 전시된 바 있다.

국립대구박물관 관계자는 "라이프의 커버를 장식한다는 것은 당시 모든 사진가들의 자부심이었으며, 기록되지 않았다면 사라졌을 사실들이 사진가들에 의해 또 다른 불멸의 역사로 남겨졌다"며 "라이프를 창간한 헨리 루스가 창간사에서 강조한 '인생을 보기 위해, 세상을 보기 위해(To see the life, To see the world)'의 의미를 충실히 반영하는 전시로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관람료 6천원~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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