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경찰서는 31일 자녀 성추행 혐의 무죄를 주장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장애인 부부 자살사건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는 기자 회견을 열었다.

이날 경찰 관계자는 "스킨십에 대한 세대간 시각차를 극복하지 못해 발생한 불행한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관계자는 22일 안동시 송현동 한 단독주택에서 연탄불을 피워 숨진 장애인부부 자살사건에 대한 세간의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수사 관계자는 "아빠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큰딸(15)은 지난해 9월께 이를 비관해 학교 창가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시도했었다"며 "학교측과 교육지원청 위(Wee)센터 관계자들의 상담을 거쳐 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 옮겨졌다"고 밝혔다.

또 부모와 자식간에 있을 수 있는 스킨십에 대해 서둘러 깊숙히 개입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큰딸이 성적 수치심을 느껴 자살을 시도했다"며 "미성년자에 대한 성추행은 친고죄가 아닌데다 상담과정에서 수차례 큰딸이 처벌을 주장했기에 경찰이 개입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큰딸이 지난해 9월 중순께 당시 상담소에서 작성한 A4용지 2장 분량의 진술서에는 "아빠는 장난이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나는 성희롱이라고 생각한다"고 씌여 있다.

경찰 관계자는 "큰딸이 아빠의 행동을 성추행으로 간주, 117을 통해 학교측에 신고했지만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내용도 있다"며 "큰딸은 아빠의 행동을 부모와 자식간에 있을 수 있는 행동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자살한 아빠 A(46)씨는 유서를 통해 "아이들이 아무리 이상한 소리를 해도 저는 결백합니다. 허위 고소장의 혐의를 벗기위해 저희 부부는 마지막 선택을 합니다. 억울합니다. 세상천지에 아이들을 상대로만 조사를 하다니 이런 법이 어디에 있습니까"라며 성추행에 대한 큰 시각차를 드러냈다.

경찰 관계자는 "숨진 아빠도 '큰딸을 만진 것은 사실이지만 예뻐서 한 행동이었다'고 주장했다"며 아빠와 딸 사이에 스킨십에 대한 시각차가 컸음을 뒷받침했다.

이어 "큰딸이 직접 작성한 진술서를 보면 지능이 떨어진 아이라고는 볼 수 없다"면서 "특히 우울증 증세가 있었는지는 최소한 1개월 이상 관찰해야 알 수 있지만 큰 딸을 검진했던 병원측 소견서에는 이에 대한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다만 큰딸의 학교 친구가 적고 소심한 성격이어서 큰엄마 눈에는 다소 지능이 뒤떨어진 아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두 딸들은 현재 타지역 보호소에서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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