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의 꽃향기에
바람도 고요하다
옷깃을 여미고
푸른 달빛 바라보면
새색시 첫날밤보다
부끄러운 밤이여
소쩍새 울어예는
그 밤은 서러웠다
하늘 끝 어디쯤에
홀홀히 나부끼어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적막보다 가벼운 밤
<감상> 만물이 생동하는 봄이지만 봄밤은 아무래도 아직 피지 않은 꽃봉오리처럼 부끄러움과 수줍음을 한몸에 안은 그러면서 커텐을 드리운 듯 마음을 드러내 보이지 않는 분위기인 것 같다. 멀리 있는 사람이 기별이 올 듯한 적막한 밤이다. (서지월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