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되는 지도 위에 환생하는 역사는

제전의 향을 피어올린다

이야기 속 낙타의 방울소리는

바람을 수감한다 사막과 과거와 오늘을

이어주는 오아시스에 밤이 점잖게 군림하면

별빛은 무엇을 껌벅껌벅 감추고 있을까

낙타는 무엇에 유혹되어 지평선 멀리 가고 있을까

낭만은 비워버리고 무거움만 짊어지고 간다는 것

숙명의 슬픔인가 고행인가 나는 무엇에 유혹되어

낙타의 그림자를 지켜보고 있는가

불명(不明)에 어두워도 낙타에게 밝음을 선물함은

삶의 장식품인가 관통상인가

북방의 초원에서 칭키스칸 군마들 울부짖음이

멀리 지평선 어디에 잠적되어 있을까

지켜보는 메마른 풀밭에 엄마 찾는 새끼양 울음소리가

수 천년을 작은 순간으로 만들고 있었다

칭키스칸이 죽어서 어디에 묻혔는지

 

누구도 모른다오

<감상> 지금은 만주벌판도 실크로드 광막한 사막도 모두 중국영토이다. 만주땅은 대고구려 영토였으며, 실크로드는 고구려 유민 고선지장군이 개척한 길이다. 한때 칭키스칸이 지배했던 땅이기도 했다. 무한대 같은 역사를 지닌 땅으로 비쳐진다. (서지월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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