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는 일본과 함께 세계에서 지진활동이 가장 활발한 나라 중 하나다. 지진 관측 역사상 가장 강력한 지진이 칠레에서 발생했다. 1939년 1월부터 지금까지 발생한 규모 6.5 이상의 강진이 36차례에 이른다. 칠레와 일본 등에서 강진이 발생하는 것은 국토가 태평양을 둘러싸고 있는 지진대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이 태평양을 둘러싼 지진대를 환태평양지진대라 하는데 일본과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일부지역과 북미와 남미까지 이어져 일그러진 둥근 고리모양을 띠고 있다. 규모와 피해가 큰 지진 대부분이 이 지진대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불의 고리(Ring of Fire)'라 불린다. 지구 전체에서 발생하는 지진의 90% 이상이 '불의 고리'에서 발생한다.

칠레의 지진 피해는 일본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1960년 5월 발디비아에서 발생한 지진은 규모 9.5로 지진관측 사상 가장 강력했다. 당시 1천600여명이 숨지고 3천여명이 다쳤다. 지진해일이 1만6천㎞의 태평양 건너 필리핀까지 도달했을 정도다. 2010년 2월 칠레 콘셉시온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8.8의 강진은 발디비아 지진 이후 최대 규모다. 태평양 인근 53개국에 지진해일 경보가 발령됐고 사상자 역시 526명으로 역대 두 번째의 피해를 냈다. 지난달 16일에도 규모 6.7의 지진이 발생해 10만명이 대피했으나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방파제처럼 우리나라를 감싸고 있는 일본도 환태평양지진대다. 특히나 일본은 태평양판과 북아메리카판, 유라시아판, 필리핀판 등 지구의 네 개의 지각덩어리가 만나는 곳이어서 지진발생이 잦다. 2011년 3월11일 동일본 대지진은 규모 9.0을 기록했다. 당시 쓰나미로 높이 10m에 달하는 파도가 해안을 집어삼켜 사망·실종자만 2만여명에 달했다. 2004년 12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에서 발생한 지진·쓰나미로는 20만명에 가까운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약 30만명의 사망자를 낸 2010년 1월 아이티 대지진, 지난달 17일 로스앤젤레스를 혼란에 빠뜨린 규모 5.1 지진도 이 지진대의 예다. 한국은 '불의 고리'에서 살짝 벗어나 있다지만 지난 1일 충남 태안 해역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했다. 원자력발전소들이 몰려 있는 경북지역에서도 지진이 잦아지고 있어서 걱정이다. 지진 대비책을 가다듬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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