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달러 글로벌채권 상환·동부제철 인천공장 인수 신중 등 내실 다져

포스코 권오준 회장의 경영방침인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본격 시작됐다.

포스코는 오는 26일 만기가 돌아온 7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채권을 상환했다고 3일 밝혔다.

권오준 회장 경영 방침인 재무구조 개선의 첫 성과다.

상환 자금은 지난해 12월 사무라이채권 발행으로 마련했다.

이 채권의 연간 이자율은 3년물이 0.93%, 5년물이 1.35%다.

포스코는 지난 2009년 3월 투자금과 원료 구매자금을 조달하고자 글로벌채권을 발행했는데 연 이자율이 8%를 웃돌아 이자비용 부담이 컸다.

증권업계에서는 글로벌채권과 사무라이채권의 이자율 차이에 따라 연간 570억원의 이자비용이 절약돼 포스코 재무구조 개선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권오준 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강조한 것이 이번 글로벌채권 상환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성장'을 목표로 세운 정준양 회장의 행보와 달리 권 회장은 '내실부터 다진다'는 목표를 확고히 밝힌 바 있는데 이번 상환이 주목받는 이유다.

이에 앞서 권 회장은 지난 3월 18일 열린 사내 임원회의에서 "회사가 처한 상황 등을 고려해 소기의 성과와 수익성을 구현할 때까지 기본급 30%를 반납하겠다"고 말하고 이를 실천에 옮겼다.

권 회장은 창립기념일인 지난 1일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에 대한 인수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는데 이 또한 재무구조 개선과 무관하지 않다.

산업은행이 동부제철 인천공장에 대해 20∼30% 수준의 지분참여와 동부발전당진에 대한 우선인수협상권을 제시하는 등 파격적인 방안을 제시했지만 인수 이후 결과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것이 권 회장의 생각이다.

인수로 인해 포스코강판 등 계열사에 도움이 되기는 하겠지만 '득보다 실'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이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정준양 회장 시절에는 문어발식 확장으로 이런 고민은 없었다"면서 "권 회장은 돌다리도 두들기며 건너는 스타일이다"고 글로벌 채권 상환과 동부제철 인천공장 인수의 신중함을 설명했다.

한편 포스코는 정준양 전 회장 임기 중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으로 2011년 계열사가 70개에 달했으며 빚은 지난 5년간 20조원가량 불어났다.

영업이익률은 2008년 17.2%에서 2013년 4.8%로 곤두박질 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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